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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오클랜드의 딸" 해리스가 '버클리 출신' 감추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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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 대선 주자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태어난 곳은 캘리포니아주(州) 오클랜드다. 하지만 실제로 유년기를 보낸 곳은 인근 버클리다. 그렇다면 해리스 부통령은 어디를 고향으로 내세우는 게 맞을까.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5일(현지시간) "해리스는 선거 운동을 하는 동안 고향 캘리포니아주 버클리를 자신의 서사에서 사실상 지웠다"고 전했다. 대신 오클랜드나 '이스트베이(East Bay·동쪽 만)'가 그의 고향으로 설명되는 등 고향을 선택적으로 강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취사선택은 버클리가 '과격한 급진주의'의 고장이라는 낙인 때문이라고 미 언론은 분석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자신을 "오클랜드의 딸"로 종종 칭한다고 NYT는 전했다. 하지만 그는 실제로 1964년 오클랜드 병원에서 태어나기는 했어도 20대 전까지 오클랜드에 정착하지 않았다고 NYT는 덧붙였다. 게다가 오클랜드 인근 버클리야말로 해리스 부통령이 어린 시절을 보낸 곳이지만, 정작 그의 입에 오르지는 않았다고 한다.
해리스 부통령이 지난 20일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공개한 영상도 화제가 됐다. 이 영상에는 그가 유년기에 살았던 버클리의 주택이 등장하는데, 이 집의 위치는 '버클리'가 아닌 '이스트베이'로 표기됐다.
NYT는 '버클리 언급 기피'가 "중도층이 민주당에 표를 던지도록 설득하기에 좋은 방법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버클리는 진보적인 색채가 매우 강한 지역이라, 이 지명을 거론했다간 중도층의 거부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한 버클리 주민은 사람들이 버클리를 '버서클리(Berserkeley·전사를 뜻하는 '버서커'와 '버클리'를 합친 말로 버클리의 급진성을 의미하는 별칭)'라고 생각한다며 "우리에 관해 극좌라는 평판이 넘쳐나고, 우리 모두 공산주의자·사회주의자 무리로 간주된다"고 말했다.
'선택적 출신지 강조'는 미국 정치에서 오래된 관행이기도 하다. 제41대 미국 대통령을 지낸 아버지 조지 부시는 동부 코네티컷주에서 자랐지만 텍사스 주지사 등에 출마하면서 텍사스와의 인연을 과시했다. 앨 고어 전 부통령도 나고 자란 수도 워싱턴 대신 정치 경력을 시작한 테네시에서의 기억을 내세웠다.
다만 버클리의 진보적 공기는 해리스 부통령의 인종 관련 가치관에 영향을 줬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짚었다. 해리스 부통령이 5세이던 1970년, 미국에서는 여전히 학교 내 '흑백 분리 정책'이 공고했지만 버클리는 예외였다. WP는 "버클리는 자발적으로 학교 내 인종차별을 해소한 몇 안 되는 지역 중 하나로, 역사를 만들고 있었다"고 전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실제로 유년기 기억을 중요한 경험으로 언급해 왔다. 그는 2019년 민주당 대선 경선 당시 "매일 (백인 학교로 가는) 버스를 타고 통학하던 어린 소녀가 바로 나"라며 자신의 '흑백 통합 정책' 경험을 전면에 부각하기도 했다.
이번 보도에 대해 해리스 부통령은 관련 논평 요청을 거부했다고 WP는 전했다.
다만 버클리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의 '말조심'을 개의치 않는 분위기라고 한다. 버클리 주민들은 해리스 부통령이 도시 이름을 호명하지는 않더라도 버클리의 가치를 지지한다고 NYT에 밝혔다. 한 주민은 "해리스가 대표하는 것, 하겠다고 말하는 것은 우리 공동체의 일부이고, 우리 모두가 가진 희망과 꿈"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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