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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 때도 없는 손저림… 통증 비슷해도 원인 질환 따라 치료법 다르다

입력
2024.08.26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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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프리즘]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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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세 여성 A씨는 2년 전부터 오른쪽 손목과 손가락에 통증이 생겼고 통증은 밤에 더 심해졌다. 직업이 요리사였기에 손을 많이 써서 아픈가 했지만 서서히 쥐는 힘이 약해지고 물건을 들다가 자주 떨어뜨리게 되어 병원을 방문하였다. 진찰과 신경전도 검사를 통해 손목터널증후군 진단을 받았다.

손저림은 상당히 흔히 경험하는 증상이다. 간헐적으로 나타나다가 저절로 사라지는 경우도 있지만 업무를 어렵게 하거나 삶의 질을 떨어뜨리기도 한다.

손저림은 가볍고 일시적인 것일 수도 있고, 심각한 의학적 문제 때문일 수도 있다. 가장 흔한 원인은 손으로 가는 신경의 손상, 자극, 또는 압박이다. 옆으로 누워 오래 자거나 장시간 팔꿈치에 기대어 나타날 수도 있고, 신경을 누르는 혹이나 병변이 원인일 수도 있다.

가장 대표적인 손저림의 원인은 말초신경병증의 하나인 손목터널증후군이다. 손목 터널은 손목 중앙을 지나가는 좁은 통로인데 이 터널을 통해 정중신경이 지나간다. 이 정중신경은 손가락의 감각을 담당하는데, 손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면 정중신경 주위의 조직이 신경을 누르게 된다. 이에 따라 손의 통증, 저림, 약화 등의 증상이 초래될 수 있다. 한쪽 팔이나 다리만 저린 현상이 나타난다. 손목인대나 손목관절 등 구조물 사이에서 정중신경 압박으로 생긴다. 주로 1, 2, 3번째 손가락이 저리며 일을 많이 한 뒤 심해지다 손을 털면 증상이 완화된다.

손저림은 경추 협착증이나 경추 추간판탈출증이 있을 때에도 생길 수 있다. 보존적인 치료를 시행하고 증상이 점점 진행된다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하므로 정형외과나 신경외과에서 진료를 받는 게 좋다. 당뇨병, 갑상선 기능 이상, 콩팥 질환 등 내과적 질환이 있을 때에도 손저림이 나타날 수 있다.

비타민 B12 같은 특정 영양소의 결핍이나 과도한 음주 등이 손저림 원인이 될 수 있다. 신경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필요한 비타민 B12가 부족하면 양손과 발이 저릴 수 있으며, 칼륨이나 마그네슘 부족도 손이 저릴 수 있다. 또한 일부 항생제나 항암제, 항경련제, 심혈관계 약물이 손저림을 일으킬 수 있다.

손저림 원인을 알아내기 위해서는 문진(問診)과 진찰을 하고 갑상선 기능 검사, 전해질 검사, 비타민 및 미네랄 검사 등의 혈액검사를 실시하고, 필요하다면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등 영상 검사와 근전도 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손저림 치료는 원인 질환에 따라 달라진다. 복용하는 약물이 손저림 원인이라면 다른 약으로 처방을 변경하고, 감염 등 약물 치료가 필요하면 약으로 손저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비타민이나 무기질 결핍이 원인이라면 식단을 개선하거나 영양제를 처방할 수 있다. 손목터널증후군이 있거나 종양·경추에 문제가 있다면 재활 치료나 외과적 치료를 해야 한다.

손저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당뇨병·고혈압 등의 만성질환을 잘 관리하고, 손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일하는 도중에 휴식 시간을 자주 가지며, 평소에 올바른 자세를 갖고 운동도 규칙적으로 하면 좋다. 비만은 척추 질환뿐만 아니라 당뇨병·뇌졸중 같은 질환을 일으킬 위험을 높이기에 손저림을 예방하려면 적정 체중을 유지하길 권한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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