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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링클러는 없었고, 에어매트는 뒤집혔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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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자 19명을 낸 경기 부천 호텔 화재에서 소방당국이 설치한 에어매트 위로 뛰어내린 투숙객 2명이 모두 사망했다. 에어매트가 낙하 충격을 버티지 못하고 뒤집혀서인데, 철저한 원인 규명이 필요하다. 2004년 준공된 이 건물엔 화재 초기 확산 방지에 필수 설비인 스프링클러도 없었다. 법의 사각지대를 언제까지 방치해야 하는지도 반드시 짚어봐야 한다.
불은 9층짜리 호텔 8층 객실에서 시작됐다. 소방당국 선착대가 신고 접수 4분 만에 도착했지만 호텔 내부엔 이미 연기와 유독가스가 가득 차 있었다고 한다. 스프링클러가 있었다면 이렇게 빨리 불이 번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스프링클러는 2017년부터 6층 이상 모든 신축 건물에 설치하도록 의무화됐지만, 소급 적용은 하지 않았다.
스프링클러가 없는 노후 건물에 대형 화재가 빈번한 건 당연하다. 작년 성탄절에 서울 방학동 아파트에서 30여 명의 사상자를 낸 화재, 지난 6월 3명의 부상자를 낸 서울 역삼동 아파트 화재 모두 스프링클러 미설치가 화를 키웠다. 모두 법 개정 전 지어진 건물이다.
물론 소급 적용 시 비용 부담이 상당할 것이다. 그렇다고 대형 인명 사고가 잇따르는데도 아무런 보완책도 없이 방치하는 건 당국의 직무유기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스프링클러 설치를 적극 지원해야 한다. 부득이하다면 간이스프링클러 등 대체장비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에어매트 문제도 가벼이 넘길 수 없다. 화재 당시 남녀 2명은 8층 객실에서 호텔 밖 1층에 설치된 에어매트로 뛰어내렸으나 매트가 뒤집히면서 숨졌다. 소방당국은 처음 뛰어내린 여성이 모서리 쪽으로 떨어진 게 원인이라고 밝혔지만, 당시 영상을 보면 중앙부를 살짝 벗어났을 뿐이다. 설령 모서리로 낙하했어도 하자 없는 제품을 제대로 설치했다면 뒤집히는 일은 없어야 하는 게 정상이다.
이번 일로 에어매트 자체에 대한 불신이 커질까 걱정이다. 소방당국이 설치한 안전장치마저 믿을 수 없다면 긴박한 상황에서 시민들은 어떤 대응을 할 수 있겠나. 촘촘한 원인 분석이 있어야 같은 일이 되풀이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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