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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 유세 재개한 트럼프... 백 마디 말보다 '한 장의 사진'으로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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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절대 국경 장벽을 만들지 않을 것이며, 입장을 바꾼다면 단지 (대통령) 당선을 위한 것일 뿐이다."
22일(현지시간) 미국 남부 애리조나주(州)의 시에라 비스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멕시코와 접한 황량한 국경지대에 광활하게 펼쳐진 강철 장벽 앞에 연단을 갖춘 뒤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1기' 시절 자신의 불법 이민자 대응 정책을 상징하는 국경 통제 수단을 뒤로한 채 그는 다시 한 번 '강력한 국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난달 14일 펜실베이니아주 공개 유세에서 벌어진 암살 시도에서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야외 유세를 재개했다. 총기 피격 후 40일 만인 21일 노스캐롤라이나주를 시작으로 이튿날에는 남부 국경을 찾았다.
재개된 야외 유세에서 강화된 건 '삼엄한 경호'뿐만이 아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메시지를 돋보이게 하는 시각적 요소에 공을 들이는 듯했다. 이날 일정에는 조 바이든 대통령 재임 중 불법 이민자에 의해 살해당한 아이들의 부모가 동행했고, 유세 내내 트럼프의 곁을 지켰다. 미 AP통신은 "벽과 강철 빔 더미를 이용해 국경 보안에 대한 자신의 접근 방식과 해리스 부통령의 접근 방식을 시각적으로 대조시켰다"고 짚었다.
전날 피격 이후 첫 야외 유세에 나선 노스캐롤라이나주 애슈버러에서는 투명 방탄유리에 둘러싸여 연설했다. 물론 이는 '경호 실패' 비판을 받는 비밀경호국의 제안이었지만, 통상 현직 대통령과 부통령에게만 제공되는 경호가 야당 후보자에게 이례적으로 제공되는 모습이 미국 언론 지면을 장식했다.
돌아온 야외 유세에서 트럼프 캠프가 '그림 되는 장면'에 공을 들이는 것은 다분히 전략적이다. 총기 피격 당시 피를 흘리면서도 주먹을 불끈 쥔 보도 사진이 확산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지율이 급등했다. '백 마디 말'보다 효과 있는 '강력한 사진 한 장'의 힘을 절감한 것이다.
게다가 이번 주는 라이벌 해리스 부통령에게 모든 관심이 쏠리는 민주당 전당대회가 열리고 있다. 상대적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말은 주목도가 떨어진다. 미 의회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트럼프 캠프는 이튿날 애리조나 유세에 '특별 게스트' 합류를 예고했는데, 이 역시 '그림'을 연출해 시선을 되돌리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일각에서는 대선을 포기하고 트럼프 지지를 검토 중인 무소속 후보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가 등장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장외에서는 '독설 본능'을 숨기지 못했다.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민주당 전당대회 중 해리스 부통령의 대선 후보 수락 연설을 지켜보며 실시간으로 비난을 쏟아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연설을 조목조목 따져 비판하는 글을 올리면서 "해리스는 무능과 나약함의 대명사"라고 비판했다.
한편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을 살해하겠다는 협박 글을 지난 2주간 인터넷에 올린 60대 남성이 당국에 체포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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