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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진 4쿼터, 해리스 믿고 함께 뛰자”… ‘러닝메이트’ 월즈 승리 구호 외쳤다

입력
2024.08.22 17:08
수정
2024.08.22 18:19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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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민주당 시카고 전당대회 3일 차]
16분간 응축된 부통령 후보 수락 연설
“내 세상 전부” 고백에 눈물 터진 가족
‘자유’ 강조… 클린턴·펠로시 찬조 연설

미국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가 21일 후보 수락 연설을 하기 위해 민주당 전당대회가 열리고 있는 일리노이주 시카고 유나이티드센터의 연단에 오르고 있다. 시카고=UPI 연합뉴스

미국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가 21일 후보 수락 연설을 하기 위해 민주당 전당대회가 열리고 있는 일리노이주 시카고 유나이티드센터의 연단에 오르고 있다. 시카고=UPI 연합뉴스

“우리가 싸우면?” “우리가 이긴다!”

팀 월즈 미국 미네소타주(州) 주지사가 21일(현지시간) 민주당의 부통령 후보 자리 제안을 받아들이며 당원들의 사기를 북돋웠다. 미식축구 코치 출신답게 선거를 스포츠에 빗대며 팀워크를 강조하고, 자신이 고안해 당내 유행어로 만든 표현 “괴상하다(weird)”로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을 거듭 조롱했다.

“괴상하지 않아? 정말 굉장히”

이날 일리노이주 시카고 유나이티드센터에서 진행된 민주당 전당대회 사흘째 행사 마지막 무대는 월즈 주지사의 부통령 후보직 수락 연설이었다.

16분 남짓이면 충분했다. 할 말 다 한 응축된 연설이었다. 월즈 주지사는 이력 먼저 소개했다. 그는 네브래스카주 시골에서 태어나 자랐다. “주민이 400명뿐인 작은 마을”이었다. “고등학교를 함께 다닌 24명 중 아무도 (동부 명문 사립대인) 예일대에 가지는 않았지만 서로를 보살피는 일의 소중함은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경쟁자인 공화당 부통령 후보 JD 밴스 상원의원(오하이오)이 예일대 출신이다.

정계 입문 전에 그는 주방위군, 공립고등학교 사회 과목 교사, 미식축구 코치 등을 거쳤다. 연방 하원의원 출마 결심은 교사 재직 시절 축구팀 선수들과 제자들의 응원이 계기였다고 그는 회상했다. 자신이 그들에게 심어 주려 애썼던 ‘공공선을 향한 헌신’을 그들이 자신에게서 발견했다는 것이다. 월즈는 배우자 고향인 미네소타에서 하원의원 6선을 거쳐 2018년 주지사에 당선됐다.

미국 대선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팀 월즈(오른쪽) 미네소타 주지사의 딸 호프(왼쪽)와 아들 거스가 21일 아빠가 후보 수락 연설을 마친 일리노이주 시카고 유나이티드센터 무대에 올라 함께 서 있다. 시카고=AP 연합뉴스

미국 대선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팀 월즈(오른쪽) 미네소타 주지사의 딸 호프(왼쪽)와 아들 거스가 21일 아빠가 후보 수락 연설을 마친 일리노이주 시카고 유나이티드센터 무대에 올라 함께 서 있다. 시카고=AP 연합뉴스

그의 가족애는 난임 경험 고백으로 더 부각됐다. 진부한 이야기였다. 하지만 여느 정치인에게서 보기 힘든 ‘특별한 평범’이었다. 희망이라는 뜻의 딸 이름 ‘호프’는 그 난관에서 비롯됐다. “호프, (신경발달 장애가 있는 아들) 거스, 그웬(배우자), 너희들은 내 세계의 전부”라고 월즈 주지사가 말하자 연설을 듣고 있던 그의 가족들은 모두 울음을 터뜨렸다.

전대 3일 차 주제는 ‘자유를 위한 투쟁’이었다. 그는 공화당이 자유를 오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연관성을 부인하는 보수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의 정책 제언집 ‘프로젝트 2025’를 거듭 소환하면서다. “가장 부유하고 극단적인 이들에게만 도움이 될 뿐 정작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위해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의제”라고 월즈 주지사는 지적했다. 이어 “굉장히, 굉장히 괴상하지 않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이것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고 부인하지만 풋볼 코치였던 나는 안다. 플레이북(미식축구 작전책)을 갖고 있으면 반드시 쓰게 마련”이라고 꼬집었다.

“해리스는 강하고 준비됐다”

그는 대선까지 76일 남은 현재 상황을 미식축구로 비유했다. “4쿼터다. 뒤지고 있지만 공격에 나섰고 공을 갖고 있다.” 그는 “우리는 올바른 팀”이라고 역설했다. “(부통령이자 민주당 대통령 후보) 카멀라 해리스는 강하고 경험이 풍부하고 준비가 됐다”며 그를 위해 투표 설득과 기부에 나서 달라고 당원들을 독려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22일 전대 마지막 날 대선 후보 수락 연설을 준비하기 위해서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21일 일리노이주 시카고 유나이티드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 셋째날 행사에 참석해 찬조 연설을 하고 있다. 시카고=EPA 연합뉴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21일 일리노이주 시카고 유나이티드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 셋째날 행사에 참석해 찬조 연설을 하고 있다. 시카고=EPA 연합뉴스

이날 핵심 찬조 연사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었다. “그(트럼프)는 무대에 오르기 전 ‘나 나 나 나(me me me me)’라 하며 입을 여는 테너 가수 같다. 해리스가 대통령이 되면 ‘너 너 너 너(you you you you)’로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 원로인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은 “해리스가 우리를 새 차원으로 이끌 준비가 됐다”고 했다. 연단에 ‘깜짝’ 등장한 유명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는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 헌신이 필요하다”며 유권자를 상대로 해리스 부통령에게 투표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연단에는 조시 셔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와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 등 차세대 민주당 대선 주자로 꼽히는 이들도 올랐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에 억류된 미국인 인질 가족이 초청돼 오열했고, 스티비 원더와 존 레전드 등 유명 가수들은 공연으로 해리스 지지에 동참했다.

시카고= 권경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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