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이 19일(현지시간) 채택한 새 정강에서 ‘철통같은 동맹 방위’를 공약했으나, 북한 비핵화에 대한 장기 목표를 삭제했다. 지난달 미 공화당 정강 내용에 뒤이은 것으로 북한과 국제사회에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잘못된 신호를 주지 않을지 우려된다.
민주당은 시카고 전당대회에서 발표한 정강에서 “동맹국과 더불어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에 해당하는 북한 핵 미사일 프로그램 개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협력해왔다”며 한반도와 주변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한 한미일 군사협력 강화를 평가했다. 또 "북한의 도발에 맞서 한국의 곁을 지켜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방위 공약을 재확인했다.
하지만 민주당이 4년 전 전당대회에서 포함시킨 “비핵화라는 장기 목표를 진전시키기 위해 지속적이고 협력적인 외교 캠페인을 구축할 것”이라던 북한 비핵화 내용은 이번에 빠졌다. 반면 도전에 직면한 핵 확산과 위협에 대해 “그들의 핵무기고가 확장, 다양화하고 있다"면서 러시아와 중국에 이어 북한을 거론했다. 물론 이와 관련해선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입장이 반영된 공화당 정강과 결이 다르기는 하다. 트럼프는 사실상 핵보유국을 인정하면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핵군축 협상을 염두에 둔 인상이고, 민주당은 외교적 노력이 통하지 않는 상황에서 군사적 억지에 방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 공화, 양당의 북한 비핵화 내용 삭제는 북한의 핵보유국 인정이라는 메시지를 줄 우려가 있다. 미국이 이를 현실적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전략적 판단이 깔렸다면 더 큰 일이다.
문제는 우리의 입장이다. 설사 주변 강대국이 북한 핵 보유를 직간접적으로 인정한다 하더라도 우리가 이를 따라갈 수는 없다. 핵을 머리에 이고 살 수 없고, 이를 후손에게 물려줄 수 없다는 남북한의 공식 비공식적 언급이 공염불이 되도록 내버려 둬서도 안 된다. 더구나 핵무기를 고도화하고 있는 북한의 자세에 비춰 '핵'은 말이든 행동이든 무시할 수 없는 위협수단이자 협상카드가 된 현실이다.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미국 핵 확장 억지 정책에 우리 운명을 맡기기엔 무책임하다는 핵무장 여론 역시 강화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 우리 정부도 준비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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