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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임성근, 해병대사령부로 김계환 찾아가 따로 두 번 만났다

입력
2024.08.17 04:3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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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4월 10일·7월 22일 사령부서 독대
해병대 "독대 맞지만 내용은 확인 불가"
"대화내용-증거인멸 정황... 철저 수사해야"

김계환(왼쪽 사진) 해병대사령관과 임성근 전 해병1사단장. 뉴시스·뉴스1

김계환(왼쪽 사진) 해병대사령관과 임성근 전 해병1사단장. 뉴시스·뉴스1

채 상병 사건 수사외압 의혹의 핵심 인물인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중장)과 임성근 전 해병1사단장(소장)이 올해 최소 2차례 독대한 것으로 확인됐다. 임 전 사단장이 보직에서 물러난 상태인데도 김 사령관과 따로 만난 것이다. 둘의 독대 경위와 대화내용을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실이 16일 확보한 임 전 사단장의 출장기록에 따르면, 그는 김 사령관과 올 4월 10일과 7월 22일 경기 화성 해병대사령부에서 배석자 없이 만났다. 4월 10일은 총선, 지난달 22일은 해병대 전투휴무일이었다. 지난해 11월부터 해병대 작전 지휘계통을 벗어나 정책연구관 신분인 상황에서 휴일을 골라 김 사령관을 찾아간 셈이다. 그는 출장 목적을 '현안 토의 업무'라고 보고했으나 회의록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의 독대는 그 자체로 부적절해 보인다. 임 전 사단장은 지난해 7월 채 상병 사망사건의 피의자다. 직속상관인 김 사령관도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의 수사기록 경찰 이첩 보류 및 수사기록 회수와 관련한 피의자 신분이다.

만난 시기도 미심쩍다. 4월 10일은 주호주대사로 출국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국민적 공분이 커지자 다시 돌아와 있던 시점이었다. 당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외압 의혹의 사실 관계를 어느 정도 정리하고 관계자 소환을 준비하던 상황이었다. 7월 22일은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김건희 여사를 통해 곤경에 빠진 임 전 사단장을 구하려 했다는 '구명 로비설'이 일파만파로 확산된 직후다. 또한 채 상병 사건 관련 윤석열 대통령 탄핵 청원 청문회가 열린 지 사흘 뒤였다.

본보는 당사자인 김 사령관과 임 전 사단장에게 수차례 연락을 했으나 답을 받지 못했다. 해병대 관계자는 "안건 내용은 확인할 수 없지만 임 전 사단장의 정책 연수나 명예 전역에 관한 얘기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임 전 사단장은 지난달 23일 명예 전역 신청서를 냈지만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라 반려됐다.

정치권에서는 둘이 만나 어떤 얘기를 나눴는지, 증거인멸 정황은 없는지 수사기관이 규명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박은정 의원은 "국회 청문회마다 핑계를 대며 불출석한 김 사령관이 임 전 사단장과는 단둘이 만나 수사대응이나 재판연습을 한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며 "공수처와 검찰마저 진실을 외면한다면 국민의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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