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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훈, 나를 희생양 삼으려 했다"... 임성근의 '유죄 탄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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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모 상병 사망 사건의 핵심 피의자인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소장)이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의 항명 혐의 결심공판을 앞두고 재판부에 '박 대령 유죄 탄원서'를 제출했다. 여기엔 박 대령의 초기 수사를 두고 "나를 희생양으로 삼으려 했다"는 격한 발언 등이 담겼다. 박 대령 측은 "임 소장의 허무맹랑한 착각"이라고 반박했다.
20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임 소장의 진술서가 재판부에 제출된 건 지난 12일이다. 총 671쪽에 달하는 방대한 양으로, 주요 내용은 박 대령 유죄 탄원서에 가까웠다.
임 소장은 특히 올해 6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채 상병 수사 외압' 청문회에서 나온 박 대령의 발언을 문제 삼았다. 당시 박 대령은 "(채 상병 장례식) 첫째 날 방첩부대장이 '(김계환) 사령관과 저에게 사단장을 처벌해야 사태가 진정될 수 있을 것 같다'고 얘기했다"며 "둘째 날 수사관들로부터 (임 소장의 업무상)과실 혐의에 대한 진술이 확보됐다는 보고를 받았다"는 취지로 말했다. 임 소장은 이를 두고 "박 대령이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해 사단장을 희생양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을 사령관의 뜻이라 생각했다"며 "수사권이 없는 걸 알고서도 수사를 했다"고 주장했다. "수사의 위법성을 인식했던 박 대령이 감당할 수 없는 사태가 닥치게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무리하게 경찰에 사건 이첩을 시도한 것 같다"는 말도 덧붙였다.
임 소장은 또한 "하급자가 마음대로 한 일을 상급자가 예측해서 대응하길 요구하는 군대는 군대로서의 기능을 상실한 것"이라는 논리도 펼쳤다. "지난해 7월 18일 수변수색 및 입수금지 지시를 했는데도 포7대대장 등이 마음대로 작전을 바꾼 탓에 발생한 인명사고의 형사 책임을 상급자가 질 수는 없다"는 취지다. 임 소장은 "건설사 사장이 작업현장을 방문했다면 위험 상황을 방지해야 하는 의무가 있지만 채 상병 사망 당시 자신은 작전 통제권이 없었기 때문에 위험을 방지할 의무도 없었다"고도 했다.
임 소장의 진술서 제출은 이번 재판 결과와 자신의 혐의가 무관치 않기 때문이다. 경찰에서는 불송치 결정을 받았지만 유족 측의 이의제기로 대구지검에서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다. 만약 재판부가 박 대령의 항명 혐의를 무죄로 판단하면 해병대 수사단의 수사와 이첩에 대한 정당성까지 인정할 수도 있다. 당연히 임 소장에게는 불리한 결론이다.
박 대령 측은 임 소장 주장에 대해 "반박할 가치도 없는 억지"라고 반박했다. 박 대령 법률대리인 김정민 변호사는 "수사권이 없는 게 아니라 (변사가 아닌 범죄를 수사하는) 관할이 아니었기 때문에 경찰로 이첩을 했던 것"이라며 "해병대 수사단 관할이었다면 피의자 신문 등 본격적 수사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단장을 비난하는 여론이 많았기 때문에 해병대수사단이 사단장을 입건했다는 건 본인만의 착각"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령의 항명 및 상관명예훼손 혐의 1심 재판은 마무리 단계다. 결심 공판은 21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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