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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복음, 굿 사마리탄의 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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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한 주를 시작하며 신발 끈을 묶는 아침. 바쁨과 경쟁으로 다급해지는 마음을 성인들과 선현들의 따뜻하고 심오한 깨달음으로 달래본다.
"굿 사마리탄"(Good Samaritan). 선한 사마리아인이라는 뜻이며 인도주의적 자선 단체의 이름에 자주 사용된다. 성경의 선한 사마리아인 비유에서 따온 것인데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유대인은 편견을 가지고 사마리아 출신 사람을 아주 멸시했다. 어느 날 길에 사람이 쓰러져 죽어가고 있는데, 유대인이 평소에 존경하던 종교 지도자는 모두 본체만체하고 다 피해 갔다. 그런데 유일하게 한 사마리아 사람만 그를 잘 돌보아 주었다.
참신앙의 핵심이 어디에 있는지 잘 꼬집었던 예수의 비유다. 큰 본보기가 되었던 이 이야기는 인도주의의 상징이 되었고, 기독교 신앙의 유무를 떠나 많은 이가 '선한 사마리아인'이 뜻하는 바를 접하게 되었다.
예수의 말과 행적을 기록한 책이 성경에는 한 군데에만 나오지 않는다. 같은 내용이 네 권의 책에 동시에 등장한다. 네 권의 저자는 각각 마태, 마가, 누가, 요한이며 예수의 같은 이야기를 각각의 시점으로 전한다. 성경은 이런 식으로 예수 사건을 매우 입체적으로 제시한다. 반면 선한 사마리아인 이야기는 오직 누가복음에서만 읽을 수 있다(누가복음 10:30-37).
누가가 전하는 예수는 매우 인간적이다. 예수의 탄생을 기록한 본문을 비교해 보면, 네 권의 복음서 가운데 오직 누가만 예수의 사촌인 요한의 탄생과 그 둘을 임신한 엄마들의 감사 찬양을 기록했다. 예수가 다른 사람처럼 형제도 엄마도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엄마 마리아의 노래는 서구 기독교의 유명한 성가인 마니피캇(Magnificat)으로 전해 내려올 정도로 아름답다.
누가복음에는 두드러진 인도주의적 이야기가 많다. 창녀와 문둥병자, 도둑, 장애인과 같이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게 관심이 크다. 당시에는 드물게도 여성에 대한 존중도 컸다. 더 드물게도 외국인을 포용하는 남다른 시각도 보였다. 예수가 태어났을 때 그 곁에는 동방박사 세 사람이 멋있게 있었던 것으로 마태는 보고하지만, 누가는 다른 전승을 빌려 그 곁에는 목동이 겸허하게 있었다고 기록했다.
네 복음서의 저자 중 누가만 유일하게 비유대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신이 유대인 편에서 보면 외국인이다. 그리고 그의 직업은 의사였다. 그래서 환자나 약자, 장애인에게 관심이 많았을 것이다. 당시 로마 사회에서는 의사도 일종의 노예였다. 소수 상류층을 위해 일반 시민과 노예는 큰 희생을 해야 했다. 그래서 그는 불평등, 무관심, 가난의 문제에 관심이 많았을 것이다.
사람은 자신의 아픔을 인생 소명으로 승화하여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 신성(divinity)은 이런 인생에서 발현한다. '굿 사마리탄'은 누가의 가난했던 마음에서 기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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