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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에 책 800권 읽기, 가능? 불가능?..."그게 왜 궁금한데요?"

입력
2024.08.16 14:0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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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자예찬]
SNS서 불붙은 독서법 논쟁
'다독이 좋다' vs '정독이 맞다'

편집자주

매주 출판 담당 기자의 책상에는 100권이 넘는 신간이 쌓입니다. 표지와 목차, 그리고 본문을 한 장씩 넘기면서 글을 쓴 사람과, 책을 만드는 사람, 그리고 이를 읽는 사람을 생각합니다. 출판 기자가 활자로 연결된 책과 출판의 세계를 격주로 살펴봅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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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페이스북에서 난리다, 난리야."

늦게까지 퇴근을 못 하고 있던 제게 한 선배가 다가와 이렇게 말했습니다. 페이스북 유령 회원인 저는 영문을 몰랐죠. 그저 784쪽 분량의 '김대중 육성 회고록'을 막 완독하고 기사를 쓰려던 참이었거든요.

정철승 변호사가 지난달 26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 난리의 발단이 됐습니다. 1년에 책 800권 이상을 읽는다는 서평가·작가인 김미옥씨의 독서 방식을 '저격'한 내용 때문이었습니다. "나는 3년에 걸쳐 콜린 매컬로의 '로마의 일인자'들(21권)을 3번 읽었고, 6개월에 걸쳐 로렌스 프리드먼의 '전략의 역사'(2권)를 읽었다. (…) 독서는 느리면 느릴수록 좋다. 마치 오래오래 꼭꼭 씹어 먹어야 음식의 참맛을 알게 되고 건강에도 좋듯이…"

휴일 없이 매일 2.2권을 읽어야 1년에 800권 완독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김씨는 "은퇴 후 하루 20시간 가깝게 책만 읽었다"며 불쾌감을 드러냈습니다. 지켜보던 인사들이 가세하면서 '속독이 맞냐, 정독이 맞냐'는 논쟁으로 불이 붙었죠.

매주 목요일 책면 기사 마감을 해야 하는 제게는 무척 흥미로운 주제였습니다. 저는 이번 주 '김대중 육성 회고록'과 이정모의 '찬란한 멸종', 카트린 뵈닝게제·프리데리케 바우어의 '종의 소멸', 글로리아 디키의 '에이트 베어스' 등 최소 4권을 읽어야 했습니다. 이 4권을 추리기 위해 훨씬 더 많은 책을 들춰봐야 했고요. '독서광'은 못 돼도 책을 사랑하는 '도서광'은 자부했던 저입니다만, 다소 버거운 독서량인 것은 분명합니다. 매일 20시간씩 독서 시간이 확보된다면 달라질까요.

아무러하든, 저는 각자의 취향을 존중하겠습니다. 책 읽기에 왕도가 있겠습니까. 일단 읽으십시오.

권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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