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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좋아하는 책, 싫어하는 책을 보면 '트럼프 2기'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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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출판 담당 기자의 책상에는 100권이 넘는 신간이 쌓입니다. 표지와 목차, 그리고 본문을 한 장씩 넘기면서 글을 쓴 사람과, 책을 만드는 사람, 그리고 이를 읽는 사람을 생각합니다. 출판 기자가 활자로 연결된 책과 출판의 세계를 격주로 살펴봅니다.
도널드 트럼프가 돌아왔습니다. 그가 대선에서 승리하자마자 요동치는 세계 주식 시장을 보면서, 미국 대통령의 영향력을 실감합니다. 미디어에 비치는 그는 럭비공처럼 말과 행동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인물입니다. 괴짜, 부동산 재벌, TV쇼 스타, 성 추문···. 그리고 술을 한 모금도 입에 대지 않는다는 의외의 면모.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이지만, 한국에 살면서 트럼프와 트럼프가 속한 세계를 이해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역시 최선은 책인 걸까요. 온라인 서점 알라딘이 14일 집계한 주간 베스트셀러 4위는 박종훈 전 KBS 기자가 쓴 '트럼프 2.0시대'입니다. 트럼프 재집권으로 변화할 글로벌 무역 질서와 전쟁의 향방을 진단하고 한국이 이에 대비할 방법을 찾는 책입니다.
트럼프의 진면목을 알고 싶다면 그가 자신을 주제로 쓴 책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책과 가장 싫어하는 책을 찾아 읽는 것도 도움이 되겠습니다. 전자에는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자아상이, 후자에는 남들에게 보여주기 싫은 스스로의 민낯이 드러나 있을 테니까요.
트럼프는 1987년 저널리스트 토니 슈워츠와 함께 쓴 회고록 '거래의 기술'을 자신이 두 번째로 좋아하는 책이라고 공공연히 꼽습니다. 한국에는 2016년 번역돼 나왔습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이 "이 책에는 그의 변칙적인 행동 뒤에 숨은 동기들이 나와 있다"고 추천하면서 미국에서도 역주행했던 책입니다. "나는 거래 자체를 위해서 거래를 한다" "나는 다른 사람이 만들어놓은 그럴듯한 시장조사는 믿지 않는다"는 등 여러 대목에서 그의 생각을 조금이나마 읽을 수 있습니다. 아참, 트럼프가 가장 좋아한다는 책은 성경입니다.
트럼프 1기 정부에서 일한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 '그 일이 일어난 방'은 트럼프가 수차례 출간을 막으려 했던 책입니다. 그는 볼턴을 향해 '또라이(wacko)'라고 막말을 퍼붓기도 했습니다. 볼턴은 메모광의 특기를 발휘해 2018년 4월~2019년 9월 백악관에서 근무하며 일어난 일들을 상세히 기록했습니다. 2018년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1차 북미 정상회담을 "트럼프가 김정은에게 낚였다(hooked)"고 평가하는 등 한국 독자가 솔깃할 만한 비화가 실려 있습니다.
살펴볼 책은 더 있습니다. 트럼프가 "트럼프 2기 무역 정책이 궁금하다면 보라"고 한 책, 로버트 라이트하이저의 '자유무역이라는 환상'과 조병제 전 국립외교원장이 트럼프 재집권의 의미를 한국의 관점에서 살펴본 '트럼프의 귀환'이 있습니다. 이번 주 신간 '트럼프 코리아'는 한국의 정치, 경제와 관련 있는 트럼프의 주요 발언을 영어와 한국어로 나란히 실어 분석합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트럼프가 더 어지럽힐 세상을 마주한 지금, 책을 나침반 삼아 걸어가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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