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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자동차노조, 트럼프·머스크 고소… “파업 노동자 해고 협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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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대 규모 산별 노동조합 중 하나인 전미자동차노조(UAW)가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를 고소했다. 100만 명이 넘게 듣는 공개 대화에서 노동자를 협박했다는 게 이 단체의 주장이다.
UAW는 13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파업에 참여할 권리가 있는 노동자를 협박하려 시도한 억만장자 트럼프와 머스크를 상대로 연방 노동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연방법에 따라 노동자들은 파업 착수를 이유로 해고될 수 없으며, 해고하겠다고 위협하는 것 역시 노동관계법에 위배된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대형 노조 중 한 곳인 UAW의 조합원은 40만 명 이상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머스크 소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플랫폼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중계된 머스크와의 온라인 대담에서 “당신은 최고의 해고 전문가”라며 머스크를 추켜세웠다. 이어 “당신이 한 일을 봤다. 당신은 들어가 ‘그만두고 싶냐’고 묻는다. 회사 이름은 따로 말하지 않겠다. 그들이 파업에 들어가면 당신은 ‘좋아, 모두 해고됐어’라고 말한다. 그래서 모두 사라졌다”고 언급했다.
이는 머스크가 2022년 트위터 인수 후 직원들을 정리한 일을 거론한 것이라고 미국 CNBC방송은 전했다. 파업 등에 대한 강경 대응 원칙을 옹호하고 그것을 실천한 머스크를 칭찬한 것이다. 머스크는 이에 대꾸하지 않고 웃기만 했다.
숀 페인 UAW 위원장은 성명에서 “트럼프는 늘 노동자의 권리 주장에 반대하고, 머스크 같은 억만장자 편을 들 것”이라며 “머스크는 트럼프 당선을 도우려 매달 4,500만 달러(약 614억 원)를 슈퍼팩(정치자금 모금 조직)에 기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트럼프와 머스크 모두 노동자가 가만히 앉아 입을 다물고 있기를 원하고, 공개 석상에서 그것을 대놓고 비웃는다”며 “역겹고 불법이지만 이 두 광대에게는 충분히 예측됐던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UAW의 제소에 따라 앞으로 미국 노동관계위원회(NLRB)가 불법 행위 인정 가능 여부를 판단할 것으로 예상된다. 머스크의 경우 이미 2022년 6월 자신을 비판한 우주기업 스페이스X 직원 8명을 부당하게 해고한 혐의로 NLRB 조사를 받았으며 현재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다.
머스크는 노조라는 개념에 동의한 적이 없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그는 지난해 콘퍼런스 연설에서 “(노조가) 회사에 반목을 조장하고 일종의 봉건 영주와 농노 관계를 연출하려 한다”고 말했다.
머스크는 고소에 냉소적으로 대응했다. 이날 X에 그는 “마지막 두 명의 UAW 위원장이 수뢰·부패 혐의로 감옥에 갔고, 최근 뉴스에 따르면 이 사람도 합류할 것 같다”고 썼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페인 위원장 직전 전임자 두 명은 아니지만, 2010년대 후반 UAW 위원장 두 명이 부패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 수감된 것은 사실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캠프 선임 고문인 브라이언 휴즈는 UAW의 고소를 “경솔한 소송”이라고 규정한 뒤, “미국 노동자들의 압도적인 트럼프 지지를 방해하려는 뻔뻔스러운 정치적 곡예”로 폄하했다고 미국 온라인 매체 액시오스는 전했다. UAW는 지난달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지지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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