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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중 사진 조작했다, 내 아이디어 훔쳤다”… ‘해리스 견제’ 트럼프의 조바심

입력
2024.08.12 17:34
수정
2024.08.12 18:23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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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세 청중 없었다” 황당 음모론
‘팁 면세’ 공약엔 “내 정책 베꼈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앞줄 가운데) 부통령이 7일 미시간주 로멀러스의 디트로이트 메트로폴리탄 웨인카운티 공항에서 유세 참석자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디트로이트=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앞줄 가운데) 부통령이 7일 미시간주 로멀러스의 디트로이트 메트로폴리탄 웨인카운티 공항에서 유세 참석자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디트로이트=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집권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흠집 내기에 지나치게 골몰하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 측이 인공지능(AI)으로 유세 청중을 그려 넣었다는 황당한 음모론까지 등장했을 정도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여러 개의 게시물을 통해 지난 7일 해리스 부통령의 미시간주(州) 유세에 참석자가 없었으며, 사진 속 군중은 AI로 조작된 가짜 이미지라고 주장했다. 당시 유세가 열린 곳이 디트로이트 메트로폴리탄 웨인카운티 공항 격납고였는데, 비행기의 겉면에 청중이 비치지 않았다는 게 근거였다.

그는 “군중 사진이 가짜라는 것을 알아챈 공항 직원이 제보했다. 해리스는 사기꾼”이라며 “가짜 이미지를 만드는 것은 선거 방해이기 때문에 후보 자격이 박탈돼야 한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이게 민주당이 선거에서 이기는 방식”이라며 민주당의 2020년 대선 조작설에 다시 불을 지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장은 즉각 반박됐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행사는 수천 명의 사람들과 NYT를 포함한 뉴스 매체에 의해 목격됐다”고 전했다. 미국 CNN방송 역시 “우리 카메라로 촬영한 행사 사진과 영상을 보면 군중이 큰 격납고를 가득 메우고 ‘에어포스 투’(부통령 전용기)가 서 있는 활주로까지 이어졌다”고 보도했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부통령 후보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가 7일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유세장에 도착해 청중에게 인사하고 있다. 디트로이트=EPA 연합뉴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부통령 후보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가 7일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유세장에 도착해 청중에게 인사하고 있다. 디트로이트=EPA 연합뉴스

비판도 제기됐다. NYT는 “트럼프가 대규모 인파에 대한 자신의 집착을 새로운 경지로 끌어올렸다”고 꼬집었다. CNN은 “자신이 동원한 군중에 대한 자랑으로 더러 연설을 채우기도 했을 정도로 트럼프는 오랫동안 청중 규모에 집착해 왔다”고 분석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는 정치적 위협을 받을 때 음모론을 퍼뜨린다는 비난을 들어 왔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트집은 이뿐 아니다. 그는 이날 역시 트루스소셜에 “허니문(기대감에 따른 지지율 상승)이 끝나고 여론조사에서 고전하고 있는 해리스가 내 ‘팁에는 세금이 없다’ 정책을 베꼈다”며 “그는 아무 아이디어가 없고 단지 내 아이디어를 훔치기만 한다”고 말했다. 전날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유세 때 해리스 부통령이 서비스업 종사자에게 구애하려 ‘팁 면세’ 공약을 한 것에 대해서다.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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