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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즈가 누구지?... “트럼프는 이상해”로 일약 소셜미디어 스타 부상

입력
2024.08.07 08:08
수정
2024.08.07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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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 주지사서 미 민주당 부통령 후보로
공화당 밴스와 중서부 노동자 표심 경쟁

6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템플대에서 열린 유세에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함께 참석한 부통령 후보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가 연설하고 있다. 필라델피아=AP 연합뉴스

6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템플대에서 열린 유세에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함께 참석한 부통령 후보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가 연설하고 있다. 필라델피아=AP 연합뉴스

11월 미국 대선에 민주당 후보로 나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6일(현지시간) 러닝메이트 부통령 후보로 지명한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는 최근 일약 사회관계망서비스(SNS)계 스타로 떠오른 인물이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최근 월즈의 중서부 ‘아빠 분위기’와 매력적인 평범함을 언급하며 그를 지지하는 소셜미디어 이용자가 급증했다”고 전했다.

직관적 비판으로 큰 반향

월즈의 부상은 상당 부분 그가 방송에서 사용한 표현 ‘이상하다(weird)’ 덕이다. 월즈는 지난달 MSNBC방송에 출연해 공화당 정·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JD 밴스 상원의원을 “이상한 사람들”이라고 불렀다. 두 사람을 향해 “그들은 우리 책을 빼앗아 가고 시험에 간섭하려 한다. 환경에 해롭고 어떤 의료보험 정책도 갖고 있지 않으면서 중산층에 대해 얘기하려 한다”고 꼬집으면서 해당 표현을 쓴 것이다.

일반 유권자도 쉽게 알아들을 만한 직관적 비판의 반향은 컸다. SNS에서 ‘이상하다’가 폭발적으로 퍼지며 민주당 지지층은 물론, 대중 사이에서도 월즈의 인지도가 급상승했다는 게 미국 언론들의 평가다. NYT는 “더 나은 전국적 인지도를 보유했거나, 더 나은 정치적 이점을 가진 주(州)를 배경으로 가진 후보들 틈에서 월즈가 발탁된 것은 공화당 후보를 겨냥한 간단한 메시지로 ‘사람들이 잘 모르는 주지사’에서 ‘전국적 인물’로 그가 스스로 발돋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월즈의 표현이 빠르게 대중을 파고들 수 있었던 건 그가 위화감이 적은 서민적 정치인이어서다. 미국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월즈는 1964년 이후 법학대학원을 다니지 않은 첫 민주당 부통령 후보다. 월즈를 잘 아는 정치인들은 직업 정치인보다는 보통 사람이라는 인상이 강해 농촌이 많은 중서부의 유권자들과 편하게 소통한다는 것을 그의 강점으로 꼽는다고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전했다. 한 미네소타주 민주당원은 “중서부 뒤뜰 바비큐에서 만날 만한 남자”라고 그를 묘사했다.

부통령 후보 둘 다 흙수저

월즈는 경쟁 상대인 밴스와의 공통점이 적지 않다. 일단 두 사람 다 미국 내륙의 서민 가정에서 성장한 ‘흙수저’ 출신 백인 남성이다. 월즈는 네브래스카주 웨스트포인트에서 태어나 네브래스카의 주립대인 채드런칼리지를 졸업했고, 밴스는 출생 지역인 ‘러스트벨트’(쇠락한 오대호 주변 공업지대) 오하이오주 미들타운과 켄터키주 잭슨을 오가며 성장했다. 17세 때부터 비상근 주방위군으로 24년간 복무한 월즈와 비슷하게, 밴스도 고교 졸업 후 일찌감치 해병대에 입대한 경력을 갖고 있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오른쪽) 부통령과 부통령 후보 팀 월즈(왼쪽) 미네소타 주지사가 6일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템플대에서 열린 유세 행사에 함께 등장하고 있다. 필라델피아=AP 연합뉴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오른쪽) 부통령과 부통령 후보 팀 월즈(왼쪽) 미네소타 주지사가 6일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템플대에서 열린 유세 행사에 함께 등장하고 있다. 필라델피아=AP 연합뉴스

그러나 중앙 정치 무대 진출까지의 과정은 대조적이다. 월즈는 고교 교사이자 미식축구 코치, 예비역 군인으로 평범한 사회생활을 하다 연방 하원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한 반면, 밴스는 상류사회 진입 발판인 예일대 로스쿨을 졸업한 뒤 실리콘밸리에서 벤처캐피털리스트 등으로 활동하며 재력을 쌓았다. 그리고는 자신의 성장담을 담은 책 ‘힐빌리의 노래’(2016년 출간)가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젊은 나이에 부와 명성을 동시에 거머쥐었고, 연방 상원의원 자리까지 올랐다.

정치적 성향도 정반대다. 월즈는 주지사 재임 기간 △보편적 무상 급식 △저소득 대학생 등록금 지원 △생식권 보호 △투표권 확대 △중산층 감세 △유급 휴가 확대 등 진보 정책들을 도입했고, 2040년까지 100% 청정에너지로 전환하겠다고 공약했다. 지난해에는 임신중지(낙태) 권리를 보호하는 법안에도 서명했다.

반대로 대표적인 친(親)트럼프 성향인 밴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전적으로 지지하는 강경 보수파다. 임신중지 문제와 관련, 지금은 ‘각 주 결정에 맡기자’는 트럼프 전 대통령 입장을 따르고 있지만 한때 강경한 반대론자였다. 불법 이민 문제에도 초강경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다만 양당 대선 후보가 두 사람에게 기대하는 바는 유사하다. 노동자층 득표다. 정치 성향은 엇갈려도 중산층 이하 내륙 주민들에게 호소하는 이력을 보유하고 있는 탓이다. 월즈와 밴스는 각자 진영에서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미시간 등 러스트벨트 경합주에서 노동자 계층을 겨냥한 선거 운동에 앞장설 것으로 전망된다.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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