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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지망하는 의대, 인증받을 수 있나"... 의평원 기준 강화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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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과대학 평가·인증 기관인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평원)이 내년 입학 정원이 늘어나는 대학들에 대해 강화된 평가 기준을 공개한 뒤 후폭풍이 거세다. 대학들은 인증 탈락으로 초래될 수 있는 혼란을 우려하며 의평원에 재고를 요청했고 교육부는 불인증 가능성은 낮다며 대학들을 달래는 동시에 의평원에 기준 완화를 우회적으로 압박했다. 하지만 의평원의 불인증 결정은 해당 의대 신입생 감축으로 이어질 수 있는 터라, 인증 불확실성에 대한 불안은 수험생에게로 번지는 분위기다.
의대를 운영하는 대학 총장 단체인 ‘의대선진화를 위한 총장협의회’(의총협)는 1일 의평원과 교육부에 의대생들이 수업에 복귀하고 3개월이 지난 후 주요변화계획서를 제출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의총협 회장인 홍원화 경북대 총장은 “의대생들이 돌아오지 않는 상황에서 주요변화계획서를 내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나”라며 “20번이나 넘게 학사를 바꾸면서 의대생 복귀를 기다리고 있는데, 혹시라도 인증을 못 받으면 의대 교육이 무너지는 상황에서 그 책임을 누가 질 것이냐”고 지적했다.
의평원이 지난달 30일 발표한 주요변화평가 계획안에 따르면 입학정원이 10% 이상 늘어나는 30개 의대에 대해 향후 6년간 매년 주요변화평가를 실시하고, 평가 기준도 기존 15개에서 51개로 확대한다. 30개 의대는 이에 맞춰 주요변화평가계획서를 11월 30일까지 제출하고 연말부터 의평원 심사를 받아야 한다. 내년 2월 통보되는 결과에서 인증을 받지 못하면 현행법에 따라 당장 내년 의대 신입생 모집에 제동이 걸린다.
지역의 한 사립대 의대 학장은 “의대생 수업 거부로 내년 신입생까지 한 번에 수백 명이 수업을 들어야 하는 상황을 주요변화평가계획에 내야 하나”라며 “그러면 인증을 받지 못할 게 뻔하다”고 우려했다. 의대가 있는 한 사립대 교육처장도 “기존에는 실적으로 평가를 받았지만, 주요변화계획서는 앞으로 계획을 묻는 평가여서 기준이 애매하다”며 “확정되지 않은 계획안으로 인증할 게 아니라 2~3년의 평가 유예기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올해 치러지는 입시에서 의대를 지망하는 수험생들도 혼란스럽다는 반응이다. 한 입시 커뮤니티에는 “의대에 합격해도 인증을 못 받으면 합격이 취소되는 게 아니냐”며 “의대가 인증을 받을지 안 받을지 어떻게 알고 지원할지 막막하다”는 글이 올라왔다. 또 다른 수험생은 “의대 신입생을 많이 뽑는다고 해서 휴학하고 반수 준비하는데 불안하다”며 “의대에 가도 인증을 못 받으면 의사가 못 되는 게 아니냐”고 했다. 온라인에서는 ‘의평원 평가를 받는 30개 의대 수시 지원 수험생들은 해당 학교가 인증을 받을 수 있는지 문의하고, 확답이 없으면 지원하지 말라’는 지침도 공유되고 있다. 현행 고등교육법과 의료법 등에 따르면 의평원 인증을 받지 못한 의대는 신입생 모집 정지 등의 처분을 받는다.
의대 증원에 따른 혼란이 가중되면서 교육계는 정부가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한 지역 사립대 의대 학장은 “의대생 수업 거부, 정부의 유급 방지책 발표, 의평원 인증 등 증원에 따른 변수가 속출하고 있다”며 “대학에만 맡겨둘 게 아니라 정부가 원칙을 세워 대응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안덕선 의평원장은 “대학들의 현실적 고민을 충분히 검토해 주요변화평가 계획안을 마련하겠다”면서도 “인증 탈락에 대한 대책은 정부가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이달 중 의평원의 계획안을 심의할 예정이다. 교육부는 “이미 인증을 받은 의대들이기 때문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인증 유예 등 대학들의 입장을 충분히 반영해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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