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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는 자식 없는 '캣 레이디'" 파문 확산... 고양이는 어쩌다 여혐 소재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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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도 없이 고양이나 키우는 비참한 삶을 사는 여성들(cat ladies)이 나라의 미래도 비참하게 만든다."
11월 미국 대선 공화당 부통령 후보 JD 밴스가 과거 인터뷰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공격했던 발언이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캣 레이디(고양이 아줌마)'는 외롭게 혼자 고양이를 키우며 사는 독신 여성을 비하하는 표현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2014년 결혼한 남편 사이에 의붓자녀 2명을 두고 있다. 그런데도 출산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해리스 부통령의 국정 수행 능력을 비하한 밴스 후보의 발언은 광범위한 미국 여성들의 분노를 사며 파문이 커지고 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25일(현지시간) "(밴스 발언은) 자녀가 없는 여성이나 모성 대신 반려동물을 선택한 여성을 불안정하다고 비난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여성의 일을 출산으로 한정하고 △독신 여성의 삶을 비하하며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인정하지 않고 △난임 여성의 고통에 무감각하다는 점에서 '여성혐오 발언'이라는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한 영국 칼럼니스트는 24일 잡지 보그에 "'고양이 아줌마' 공격은 여성을 어머니이자 주부로 보는 공화당의 이상과 전적으로 일치한다"며 "'비출산 혼혈 여성'인 해리스가 직업과 정치에서 정상에 오른 것을 위협으로 보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생식의 자유(reproductive rights·생식권)'는 11월 미 대선의 핵심 쟁점 중 하나다. 2년 전 보수 우위 연방대법원이 여성의 임신중지권을 보장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을 폐기하면서 생식권은 젊은 여성 유권자가 특히 중요시하는 의제다. 해리스는 여성이 스스로 임신과 출산을 결정하고, 더 나아가 다양한 가족을 구성할 수 있다는 진보적 입장의 대표 주자다.
해리스 입장에서는 '고양이 아줌마' 공격이 여성 유권자를 결집시키는 호재가 됐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벌써 '해리스를 지지하는 자식 없는 고양이 아줌마' 콘텐츠가 하나의 밈(meme·온라인 유행 콘텐츠)이 됐다. 여성 유권자들이 고양이를 안고 찍은 영상과 사진을 올리며 해리스 지지를 표명하는 식이다.
세계적 인기를 누리는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의 팬덤도 행렬에 가세했다. 미혼인 스위프트는 고양이 세 마리를 키우고 있다. 틱톡에는 해리스 부통령에게 투표하기 위해 고양이에 올라 투표장으로 가는 스위프트의 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영국 작가 케이틀린 모란은 X에 "'고양이 아줌마'의 리더가 스위프트인데 표를 얻으려는 사람이 '고양이 아줌마'에 집중하는 건 대담한 짓"이라고 꼬집었다.
난임 여성의 역린도 건드렸다. 할리우드 배우 제니퍼 애니스톤은 "미국의 부통령이 될 수 있는 사람에게 이런 말이 나온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고 25일 인스타그램에서 비판했다. 애니스톤은 과거 여러 차례 시험관 시술을 시도했지만 난임으로 실패했다.
해리스 부통령의 '혼합 가족(blended family)'은 그를 엄호했다. 의붓딸 엘라 엠호프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콜(해리스의 의붓아들)과 저처럼 귀여운 아이들이 있는데 어떻게 '아이가 없을 수' 있느냐"며 밴스를 비꼬았다. 남편 더글러스 엠호프 전처인 커스틴 엠호프까지 등판해 "해리스는 10년 이상 함께 공동 양육을 한 가족"이라고 변호했다.
공화당 안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백악관 공보국장을 지낸 알리사 파라 그리핀은 "자녀가 없는 여성은 사회에서 가치가 떨어진다고 말하는 것은 모욕적"이라며 "진보, 보수, 중도를 가릴 것 없이 많은 여성이 밴스의 말을 떨쳐내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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