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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낭암, 조기 발견하면 90% 이상 생존…쓸개 없어도 일상생활 문제없어

입력
2024.07.28 07:0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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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 최고] 담낭 결석 있으면 담낭암 발생 위험 5~10배 높아

담낭 결석이 있는 사람은 담낭암 발생 위험이 5~10배 정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담낭 결석이 있는 사람은 담낭암 발생 위험이 5~10배 정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쓸개’로 불리는 담낭은 주머니처럼 생긴 구조로 담즙(쓸개즙)을 농축하고 저장한다. 간에서 만들어진 소화액인 담즙은 담낭에 저장됐다가 식사를 하면 소화관으로 분비돼 지방과 지용성 비타민 소화를 돕는다. 담낭에 생기는 암을 담낭암이라고 한다. 담낭암은 1기 이하일 때 조기 발견해 치료하면 5년 생존율이 90%가 넘지만 2기 이상으로 림프절이나 다른 장기로 전이됐으면 50% 이하로 크게 떨어지는 ‘고약한’ 암에 속한다.

담낭암 발생 원인은 아직 뚜렷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만성 염증을 일으키는 담석이 가장 큰 발병 위험 인자로 알려져 있다. 특히 3㎝ 이상으로 큰 담석, 오래된 담석 등이 담낭암 발생 위험을 높인다.

담낭 결석이 있는 사람은 담낭암 발생 위험이 5~10배 정도 높고, 담석 유병률이 높은 나라에서 담낭암이 잘 생기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또한 용종도 담낭암 발병 원인으로 꼽힌다. 담낭 용종 크기가 1㎝ 이상이거나, 용종이 점점 커지거나, 용종과 함께 복통 증상이 있거나, 담석이 동반됐거나, 용종이 발견된 나이가 50세 이상일 때 담낭암을 의심할 수 있다. 특히 70세를 전후해 담낭암이 급격히 증가하기에 고령인이라면 더 세심하게 관찰해야 한다.

담낭암 초기에는 대부분 아무런 증상이 없어 진단이 늦어질 때가 많다. 가장 흔한 담낭암 증상은 소화불량, 상복부와 오른쪽 늑골 아래 통증이다. 담석이 있으면 반복적이고 심한 통증이나 오른쪽 등으로 퍼지는 통증이 느껴진다.

담낭암이 악화하면 쇠약감과 체중 감소가 나타나며, 황달 증상이 30~60%에게서 발생한다. 하지만 환자가 스스로 알아차리기 쉽지 않아 건강검진 시 복부 초음파검사에서 우연히 초기 담낭암이 발견될 때가 흔하다.

김완준 고려대 구로병원 간담췌외과 교수는 “소화불량이 생기면 대부분 위염으로 여겨 치료를 시작하는데, 위염 등을 오래 치료해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담낭 질환을 의심해야 한다”고 했다.

담낭암은 초음파검사나 컴퓨터단층촬영(CT) 등으로 진단한다. 담낭 크기가 7~10㎝로 작고 복부 깊숙한 곳에 있어 수술 전 조직 검사로는 암 발생 유무를 판단할 수 없기에 영상 검사 및 다양한 소견 등을 종합해 진단한다.

담낭암 치료는 수술이 기본이다. 그러나 대부분 암이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되기에 환자의 20~30%만 암을 완전히 절제할 수 있다.

암 진행 정도에 따라 수술법이 달라지는데, 복강경 또는 로봇 수술로 시행한다. 이전에 개복 수술을 받은 적이 있거나 염증이 너무 심해 안전한 수술을 해야 한다고 여겨지면 다시 개복 수술로 진행한다.

담낭절제술의 경우 로봇 수술이 환자의 통증 경감 및 상처 개선에 유익하다는 연구 결과들이 발표됨에 따라 로봇 담낭절제술이 점점 많이 시행되고 있다.

암이 전이돼 수술이 힘들거나 수술 후 남아 있을 수 있는 암세포 성장을 막기 위해 항암화학요법을 시행하기도 한다. 하지만 신약 항암제 개발이 더뎌 진행된 담낭암에 효과 있는 항암제가 현재로서는 없어 큰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방사선 치료도 적용할 수 있다. 수술로 암을 완전히 절제하기 어렵거나, 절제할 수 없지만 전이되지 않았으면 국소 재발을 막기 위해 시행한다.

김 교수는 “담낭암은 재발률이 높고 생존율이 낮아 조기 발견이 아주 중요하다”며 “담낭암 초기라면 담낭절제술 후 5년 생존율이 90~100%로 보고되고 있는 만큼, 담낭 용종·궤양성 대장염 등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치료하고 정기적으로 복부 초음파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정윤경 한양대병원 외과 교수는 “비겁하고 줏대 없다는 뜻인 ‘쓸개 빠졌다’는 말을 의식해서인지 담낭암ㆍ담낭염 등으로 담낭 절제 수술을 꺼리는 이가 적지 않은데, 담낭이 없어도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다”고 강조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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