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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전 은퇴한 거 아니었어? 베벌리힐스에 다시 뜬 ‘떠버리 형사’

입력
2024.07.27 14:00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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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영화 '비버리 힐스 캅: 액셀 F'

편집자주

※ 차고 넘치는 OTT 콘텐츠 무엇을 봐야 할까요. 무얼 볼까 고르다가 시간만 허비한다는 '넷플릭스 증후군'이라는 말까지 생긴 시대입니다. 라제기 한국일보 영화전문기자가 당신이 주말에 함께 보낼 수 있는 OTT 콘텐츠를 2편씩 매주 토요일 오전 소개합니다.

형사 액셀 폴리는 30년 만에 화면으로 돌아왔으나 입담과 액션은 변함없다. 넷플릭스 제공

형사 액셀 폴리는 30년 만에 화면으로 돌아왔으나 입담과 액션은 변함없다.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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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은 스마트폰은커녕 인터넷조차 잘 쓰지 않던 시절이다. 주문형비디오(VOD)는 물론이고 DVD조차 없었다. 사람들은 극장에서 못 본 영화를 대여점에서 비디오로 빌려 보며 여가를 즐기고는 했다. 그해 9월 3일 한국에서 ‘비버리 힐스 캅3’가 개봉했다. 코미디 배우 에디 머피가 형사 액셀 폴리로 나오는 인기 시리즈 영화였다. 액셀은 이미 은퇴한 줄로 알고 있었는데 ‘비버리 힐스 캅: 액셀 F’가 최근 공개됐다. 30년 만에 선보이는 4편이다.

①여전히 맹활약 디트로이트 현역 형사

액셀은 오래전부터 소식을 끊고 살아온 딸 제인을 보호해야 하는 동시에 제인과 화해해야 한다. 넷플릭스 제공

액셀은 오래전부터 소식을 끊고 살아온 딸 제인을 보호해야 하는 동시에 제인과 화해해야 한다. 넷플릭스 제공

액셀은 여전히 현역 형사다. 동기가 간부로 사무실에서 수사 지휘를 하고 있을 때 그는 도로를 내달린다. 좌충우돌하며 오직 범죄자 잡는 데만 집중하는 성격 역시 그대로다. 남다른 기지와 용기, 능청도 변하지 않았다. 그는 ‘범죄 도시’ 디트로이트에서 맹활약하며 후배들에게는 전설로 대접받고, 간부들에게는 골칫덩어리 취급을 받는다.

디트로이트 생활에 전념하던 액셀은 로스앤젤레스 베벌리힐스를 가게 된다. 오랜 친구 빌리(저지 레인홀드)로부터 전화를 받고서다. 경찰 퇴직 후 사설탐정으로 활약 중인 빌리는 액셀의 딸 제인(테일러 페이지)이 곤경에 처해 있다고 전한다. 액셀은 변호사인 제인과 오래전부터 남남처럼 지내고 있다.

②범인 잡고 딸과 화해도 해야

액셀이 맞서 싸워야 할 악당은 케이드로 마약 범죄조직과 결탁한 경찰 간부다. 넷플릭스 제공

액셀이 맞서 싸워야 할 악당은 케이드로 마약 범죄조직과 결탁한 경찰 간부다. 넷플릭스 제공

전편들처럼 액셀은 부자동네 베벌리힐스를 누비며 난장을 벌인다. 골프 카트나 다름없는 작은 차량을 몰고 거리를 질주하거나 헬리콥터를 타고 위험천만한 비행을 하기도 한다. 액셀은 마약 범죄조직과 결탁한 비리 형사 케이드(케빈 베이컨)에 맞서 싸워야 한다. 케이드는 자신의 범죄를 무마시키기 위해 제인을 위협하는 냉혈한이다.

액셀은 악당과 싸우면서 딸과 화해해야 한다. 범죄자들만 처리하면 됐던 과거와는 다르다. 액셀은 형사 일에만 치우쳐 살다가 가정이 무너졌다. 그는 뒤늦게 회한에 빠진다. 코믹 액션을 표방하는 영화이니 액셀의 가정사를 그리 심각하게 묘사하지는 않지만.

③낡음을 받아들이는 우직함

바비는 제인의 옛 연인으로 의도치 않게 액셀과 공조 수사를 하게 된다. 넷플릭스 제공

바비는 제인의 옛 연인으로 의도치 않게 액셀과 공조 수사를 하게 된다. 넷플릭스 제공

30년이 지났다고 하나 변한 것은 딱히 없다. 스마트폰을 수사에 요긴하게 활용하는 식의 시대 변화를 반영한 장면이 등장하지 않는다. 출연진에 변화가 없기도 하다. 전편들에서 액셀과 신경전을 펼치면서도 종국에는 우정을 나눴던 형사 존, 액셀을 도와줬던 미술품 판매원 세르지(브론슨 핀초트) 등이 변함없이 등장한다. 베벌리힐스 경찰서 국장과 부동산 중개인으로 각각 하는 일이 바뀌었을 뿐이다. 성장한 딸 제인과 제인의 옛 연인 바비(조셉 고든 레빗)가 등장해 액셀과 공조 수사를 한다는 게 가장 큰 변화라고 할까.

영화는 낡음을 그대로 받아들인다. 어설픈 변주로 젊은 세대의 눈길을 잡으려 하지 않는다. 언제나 유머와 여유를 잃지 않는 액셀이 펼치는 액션은 여전히 웃기고 통쾌하다. 물론 50대 이상에게 해당될 가능성이 크겠지만.

뷰+포인트

4편이 느닷없이 나온 듯하나 나름 오래전부터 속편을 준비해왔다. 1990년대 중반부터 4편 제작을 위한 노력들이 이어져왔다. 에디 머피가 특히 속편 제작을 위해 공을 들였다. 2022년이 되어서야 본격적으로 제작에 착수하게 됐다. 머피는 64세이나 현역 경찰이라 해도 믿을 정도의 얼굴과 체형을 여전히 갖추고 있다. 올드팬들에게는 큰 변화 없는 그의 모습과 연기가 반가울 만하다.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후 5일 동안 4,100만 뷰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모았다. 머피와 할리우드 유명 흥행술사 제리 브룩하이머가 제작했다. 둘은 지난달 “5편을 기획 중”이라고 밝혔다.
***로튼 토마토 신선도 지수: 평론가 67%, 시청자 78%
***한국일보 권장 지수: ★★★(★ 5개 만점, ☆ 반 개)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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