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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저널리스트에게 '파렴치한 과거'가 있다고?...강렬한 반전으로 드러난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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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서린(케이트 블랜쳇)은 유명 저널리스트다. 사실로 세상을 바꾸는 데 일조한다는 평가를 받으며 상까지 받았다. 추종자가 있을 정도로 명예가 있고, 남편의 재력으로 물질적 풍요까지 누리는 그는 어느 날 수상한 책을 받는다. 소설을 외피로 한 책은 20년 전 캐서린과 관련된 내용을 담았다.
책의 중심인물은 조너선(루이스 파트리지)이다. 그는 막 대학에 입학한 후 연인과 이탈리아 배낭여행을 다니고 있다. 풋풋함 그 자체인 조너선은 연인이 갑자기 집으로 돌아가면서 홀로 여행한다. 그는 지중해변을 여행하다 관능적인 유부녀 캐서린과 마주친다. 소설에 따르면 두 사람은 낭만적인 정염의 밤을 보내고 다음 날 해변에 있다가 조너선이 변을 댱한다. 캐서린의 5세 아들을 구하다가 벌어진 일이다.
소설을 쓴 이는 조너선의 어머니 낸시(레슬리 맨빌)다. 조너선의 아버지 스티븐(케빈 클라인)이 집 정리하다 우연히 글을 발견하고 소설을 낸다. 복수를 위해서다.
소설에 따르면 캐서린은 파렴치하다. 젊은 남자를 유혹하고 그 남자가 자신의 아들을 위해 죽었는데 모른 척한다. 조너선의 비극적 사연 때문에 낸시는 슬픔에 빠져 있다가 병까지는 얻는다. 캐서린의 차가운 응대가 낸시를 더 절망의 구렁텅이에 빠뜨렸다. 정의를 외치는 올곧은 저널리스트라고 자부하는 이의 악마적 면모다. 캐서린은 정말 악마적 팜파탈일까.
스티븐은 캐서린 주변에 책을 뿌리며 캐서린을 조금씩 옥죈다. 캐서린의 가정은 흔들리고, 캐서린의 삶 전체가 요동친다. 하지만 캐서린은 사생활이라며 20년 전 일을 언급하기 꺼려한다. 캐서린은 정말 과거 부도덕한 일을 저질러 입을 다무는 것일까. 캐서린은 침묵으로 일관하며 스티븐의 공격을 아무 일 없는 듯 넘길 수 있을까.
드라마는 정욕의 판타지로 초반부를 장식한다. 조너선의 생기 넘치는 젊음, 캐서린의 일탈이 지중해변의 햇살과 어우러진다. 소설 속 20년 전 이탈리아 날씨는 비를 종종 흩뿌리는 영화 속 지금 영국 런던의 날씨와 사뭇 다르다. 조너선과 캐서린은 남들이 손가락질할, 하지만 서로는 진심이라 굳게 믿을 사랑을 한 것일까.
결말 부분에 강력한 반전이 기다린다. 소설에 문자로 각인된 내용은 진실과 다르다. 하지만 사람들은 믿고 싶은 것을 믿는다. 게다가 문자로 형상화된 내용에 홀린다. 보지 못했기에 문자가 구축하는 허구의 세계는 단단하기 만하다.
캐서린이 저널리스트로 설정된 점을 주목해야 한다. 그는 진실을 좇는 언론인이나 기사 속 진실이란 정말 존재하는 걸까. 내가 확실하다고 맹신하는 사실은 진정 세상에서 일어난 일일까.
영화 ‘이 투 마마’(2001), ‘칠드런 오브 맨’(2006), ‘그래비티’(2013) 등으로 유명한 알폰소 쿠아론이 연출했다. 그는 ‘로마’(2019)로 아카데미상 감독상을 수상했다. 그의 전작들처럼 수려한 영상이 화면을 채운다. 쿠아론 감독의 단짝 촬영감독 엠마누엘 루베즈키가 카메라를 담당했다. 그는 ‘버드맨’(2014)과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2015)로 아카데미상 촬영상을 두 차례 수상했다. 영국 작가 르네 나이트의 동명 소설(2015)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오징어 게임’(2021)으로 스타가 된 정호연이 캐서린 비서 김지수로 나온다.
***로튼 토마토 신선도 지수: 평론가 77%, 시청자 60%
***한국일보 권장 지수: ★★★☆(★ 5개 만점, ☆ 반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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