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단독

성수기 앞두고 '휴가대란'이라니...티몬·위메프 사태로 정산 못 받은 여행업계 피해 '화약고'

입력
2024.07.24 19:00
수정
2024.07.24 19:17
3면
구독

예약 취소, 휴가철 여행 틀어진 소비자
입점업체, 정산금 더해 추가 손실도

24일 오전 서울 강남구 티몬 사옥. 뉴시스

24일 오전 서울 강남구 티몬 사옥. 뉴시스


광주시에서 여섯 살 쌍둥이 자매를 키우는 정모(38)씨는 4월 티몬에서 11월까지 이용 가능한 충남 보령시 리조트 숙박권을 17만9,000원에 결제했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7월 초부터 객실이 비어 있는 날짜를 찾던 그는 19일 '티몬 측 대금 임금 지연으로 상품 이용이 어렵다'는 문자를 받고 깜짝 놀랐다.

티몬에서 리조트 숙박권 판매를 대행하는 셀러(입점업체)가 보낸 내용이었다. 티몬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었지만 계속 불통이라 관련 소식을 공유하는 맘카페만 들락거렸다는 정씨는 "계좌 이체로 결제 금액을 돌려받는 사람이 있다던데 상담 자체가 안 되니 아무것도 못했다"고 답답해했다.

티몬, 위메프 정산 지연으로 소비자들이 입는 피해의 파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당장 티몬, 위메프에서 숙박권, 여행 상품을 산 소비자는 휴가 일정이 엉망이 될 상황에 처했다. 티몬, 위메프는 쿠팡 등 다른 이커머스와 비교해 여행·숙박 상품 판매에 강점을 보이는 업체다. 이들 회사가 자체 할인 추가 등을 통해 특가 상품을 많이 내놓으면서 소비자들 사이에 선호도도 높았다.

하지만 티몬, 위메프가 셀러에게 줘야 할 정산금이 밀리면서 예약 취소 폭탄이 터졌다. 셀러가 티몬으로부터 정산금을 받지 못하면 호텔 숙박, 여행 상품을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예약 취소에 따른 고비를 8월 초·중순으로 보고 있다. 휴가 극성수기인 만큼 소비자 예약이 가장 몰려 있기 때문이다. 업계도 대응책을 내놓고 있긴 하다. 모두투어, 하나투어 등은 일단 이번 달까지 여행 상품을 예약한 소비자에 대해선 그대로 진행할 계획이다.

또 8월 1일 이후 예약 건은 티몬, 위메프 취소 이후 여행사를 통해 다시 결제할 경우 같은 가격에 기존 예약 상품을 이용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다만 티몬, 위메프에서 소비자 환불이 사실상 막히면서 재결제 구매 인원은 많지 않을 전망이다. 기존 예약 건에 대해 돈을 돌려받는다는 보장이 없는 상황에서 추가 결제에 나설 소비자는 많지 않아서다.

셀러 피해는 화약고다. 정산금을 못 받을 수 있는 데 더해 추가 손실 확률도 높아지고 있다. 여행업계를 예로 들면 여행 출발이 임박한 상황에서 이번처럼 예약 취소가 대거 발생하면 항공사 발권 수수료, 현지 호텔 보증금, 식당·버스 대절 등 현지 진행 비용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가전제품 등 다른 분야 셀러도 피해 사정권이다.

티몬, 위메프 사태는 여행주 위주로 주식 시장에도 영향을 끼쳤다. 노랑풍선이 전 거래일 대비 9.59% 내린 5,750원에 거래를 마치고 하나투어, 모두투어네트워크, 참좋은여행, 롯데관광개발 등도 일제히 주가가 내려갔다.

한 티몬 셀러는 "현재 소비자 민원, 불만이 우리 쪽으로도 접수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상품 취소 원인은 티몬, 위메프에 있으니 뭐라 드릴 말씀이 없다"고 난처해했다.







박경담 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