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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출신 여성' 판 짜는 해리스... "트럼프는 범죄자, 낙태권 부활"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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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미국 대선에서 사실상 민주당 대선 후보 티켓을 거머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적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한 대대적 공세를 예고했다. 무기는 '검사 출신 여성'이라는 자신의 이력과 정체성이다. 이를 통해 각종 사법 리스크와 여성 권리 후퇴 등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약점과 빈틈을 파고들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은 '해리스 등판' 이후 새로운 전략 마련에 분주해졌다.
22일(현지시간) 미 CNN방송,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델라웨어주(州) 윌밍턴 선거대책본부 연설에서 "(내가 검사 시절) 여성 학대범과 사기꾼 등 온갖 종류의 범죄자를 상대했다"며 "트럼프 같은 유형을 잘 안다"고 자신했다. 21일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 사퇴 이후 첫 대중 연설이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번 선거 운동에서 나는 자랑스럽게 내 경력을 그의 경력에 맞서 부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검사(해리스)' 대 '중범죄자(트럼프)' 대립 구도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확인한 것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검사 출신이다. 캘리포니아대 로스쿨 졸업 후 1990년 검사로 법조계에 첫발을 내딛은 이후 샌프란시스코 지방검사장을 거쳐,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을 역임했다. 이력 자체가 사법 리스크에 시달리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맞설 무기인 셈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앞서 4건의 형사 기소를 당했고, 지난 5월 '성추문 입막음' 의혹 사건에선 유죄 평결까지 받았다.
해리스 부통령은 임신중지(낙태) 이슈를 선거의 중심으로 가져올 가능성도 크다. 진보 진영에선 여성인 해리스 부통령이 낙태 이슈를 선점하고 이를 확대할 여지가 바이든 대통령보다 훨씬 크다고 본다. 2022년 6월 연방대법원이 여성의 낙태권을 보장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을 폐기한 이후 가톨릭 신자인 바이든 대통령은 낙태권 복원을 약속하면서도 보수 성향 가톨릭 교도 반발 등을 우려해 '낙태(abortion)'란 표현 자체를 거의 쓰지 않았다. 이런 소극적인 태도는 낙태권 옹호 단체의 불만을 불러왔다.
실제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은 모든 주에서 낙태 금지법에 서명할 것"이라며 낙태권 이슈를 전면에 내세웠다. NYT는 해리스 부통령이 '로 대 웨이드' 판결 폐기 이후 낙태를 포함해 여성의 출산 관련 자유로운 결정을 뜻하는 '생식권(reproductive rights)' 관련 행사에 100회가량 참석했다며 "낙태에 대한 해리스의 메시지는 바이든보다 훨씬 선명하다"고 설명했다.
과거 선거에서도 낙태권 의제는 미 중도·진보 진영 유권자 결집에 영향력을 발휘했다. '로 대 웨이드' 판결 폐기 5개월 뒤 치러진 2022년 중간선거가 대표적이다. 당시 연방대법원 판결에 반발한 유권자들이 결집한 결과 공화당이 상원 다수당을 차지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민주당이 다수당 지위를 지켰다.
공화당은 해리스 대응 전략 짜기에 분주해졌다. 공화당 캠프 내부에선 '바이든 공격'이 중심이던 광고와 메시지 전략을 새로 짜야 하는 상황에 대한 불만도 쏟아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치 자금 모금단체인 슈퍼팩 '마가(MAGA inc)'만 해도 바이든을 공격하는 광고에 이미 3,000만 달러(약 416억 원)를 쏟아 부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 ABC뉴스는 "캠프 관계자들은 바이든을 저격하는 내용으로 이미 준비해 놓은 광고를 사용할 수 없다며 불평하고 있다"고 전했다. '마가'는 앞으로 2주간 해리스 공격 광고에 1,100만 달러(약 152억 원)를 지출하기로 했다.
새 경쟁자를 맞이하게 된 당사자 트럼프 전 대통령도 트루스 소셜에 "사기꾼 바이든과의 싸움에 시간과 돈을 썼다"며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며 불만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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