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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추가모집·국시 접수 D-1… 교수들 "지도 거부", 의협은 내홍 격화

입력
2024.07.21 16:40
수정
2024.07.21 16:5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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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복지부 수련병원별 모집 정원 발표
가톨릭대 교수 "새 전공의 지도 안 할 것"
시도의사회 "의협 올특위 해체하라" 공문

21일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에서 의료 관계자가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에서 의료 관계자가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반기 전공의 추가모집과 의사 국가시험(국시) 접수가 22일 개시되지만, 의료계에선 이에 응할 전공의와 의대생이 그리 많지 않을 거라는 관측이 파다하다. 일부 교수들은 수련병원을 이탈한 전공의 제자들을 보호하겠다는 명분으로 새로 뽑는 전공의를 지도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대한의사협회(의협)가 대정부 협상 창구로 만든 올바른의료를위한특별위원회(올특위)는 의료계 내부의 해체 요구에 직면했다.

21일 의료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 산하 수련환경평가위원회(수평위)는 22일 각 수련병원별 추가모집 인원을 확정할 예정이다. 수련병원들은 같은 날 홈페이지에 모집 공고를 게시한다. 7월 말까지 지원을 받아 8월 필기·실기 시험을 치르는 일정으로, 합격자들은 9월부터 근무하게 된다.

수련병원이 수평위에 신청한 총모집인원(7,707명)은 사직 전공의 수(7,648명)보다 많지만, 모든 병원이 사직자 수만큼 모집인원을 배정받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순천향대부천병원, 한국원자력의학원 등 사직자의 2배가 넘는 인원을 신청한 곳도 있지만, 서울대(사직 인원 대비 25.8%), 부산대(1.6%)처럼 결원에 한참 못 미치는 인원만 보충하겠다고 신청한 곳도 적지 않다. 복지부는 신청 인원의 타당성을 검증해 병원별 정원을 확정한다는 입장이다.

교수들은 제자 보호를 이유로 추가모집에 반발하고 있다. 사직한 전공의의 빈자리를 다른 수련병원 출신 전공의들이 채우면 제자들이 돌아올 자리가 사라진다는 것이다. 가톨릭대 의대 영상의학교실 교수들은 전날 성명을 내고 "하반기 입사한 전공의에 대해 지도 전문의를 맡지 않고 교육과 지도를 거부할 것"이라며 "잘못된 정책에 대항해 투쟁하는 전공의들을 또 다른 전공의로 대체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이라고 밝혔다.

국시 접수도 22일부터 시작되지만 의대생들이 이미 응시 거부를 선언한 만큼 파행을 빚을 가능성이 높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가 지난 11일 공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40개 의대 본과 4학년 2,903명 중 2,773명(95.5%)이 국시 응시를 위한 개인정보 제공 동의서 제출을 거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의대생들이 국시를 치르지 않으면 매년 3,000명에 이르는 신규 의사 배출이 중단되면서 당장은 전공의 공급, 4~5년 후엔 전문의 공급에 차질이 생긴다.

내년도 의대 증원 확정 이후 범의료계 대책기구를 표방하며 출범한 의협 올특위는 존폐 기로에 놓였다. 19일 전국시도의사회장협의회는 올특위에 공문을 보내 "전공의와 의대생 대표들의 불참으로 파행 운영이 지속되고 있다"며 해체를 제안했다. 같은 날 의협 감사단도 올특위가 증원 문제에만 몰두해 필수의료패키지 등 다른 현안엔 소홀했다고 지적하는 공문을 보냈다. 올특위는 전날 3차 회의에서 일단 조직 존속을 결정하고 22일 운영 방향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올특위가 출범 당시 대정부 창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받았던 점을 감안할 때 의정 대화 가능성은 한층 줄어들었다는 비관적 전망이 나온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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