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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에 "구걸한다" 비난한 미 공화당 부통령 후보... 러시아는 '흐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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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흘러가는 미 대선 레이스에 러시아가 흐뭇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을 반대해 온 대표적 정치인 JD 밴스 상원의원이 공화당 부통령 후보로 지명되자 아예 "환영" 입장까지 내놨다. 시종일관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안보는 각자 알아서"를 외치는 '트럼프 집권 2기' 시나리오에 유럽의 우려도 깊어지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러시아는 공평하고 상호 존중하는 대화에 참여할 의지가 있는 어떤 미국 지도자와도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전날 유엔 본부에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 주재를 위해 뉴욕을 찾았다.
라브로프 장관은 미 공화당 대선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이 15일 자신의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로 지목한 밴스 의원에 대해 "그가 평화를 지지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중단을 찬성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잔뜩 지원하는 것을 멈추면 전쟁은 끝날 것이고, 그것이 바로 우리가 원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우크라이나 군사·재정 지원을 줄곧 비판해 온 트럼프 전 대통령 측 입장을 공개 지지한 것이다.
실제로 밴스 의원은 우크라이나 지원에 있어 트럼프 전 대통령 못지않게 강경한 반대론자다. 올 초 연방 상원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한 600억 달러(약 83조 원) 규모 우크라이나 지원안을 막는 데 앞장섰던 주인공이다. 지난해 12월 군사 지원을 호소하며 미국을 찾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향해선 "구걸하러 오는 사람(beggar)한테 돈을 나눠주는 게 미국의 역할은 아니다"라고 했고,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일부 자국 영토를 양도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러시아 입장에선 '우군'으로 볼 만한 인식을 거침없이 내비친 셈이다.
유럽 동맹국들은 미국과의 우크라이나 지원 연대가 깨질 가능성을 우려한다. 이에 더해 '방위비 인상 압력'이라는 이중고를 겪을 가능성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날 밴스 의원은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 부통령 후보직 수락 연설에서 "미국 납세자의 관대함을 배신하는 나라들의 무임승차는 더 이상 없다"고 못 박았다. '방위비를 더 내지 않으면 보호는 없다'는 트럼프의 '협박'을 되풀이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독일이 나토의 방위비 분담금 지출을 늘리기 위해 내년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을 올해의 절반 수준으로 줄일 예정이라는 외신 보도도 나왔다. 로이터는 독일의 우크라이나 지원액이 올해 80억 유로(약 12조800억 원)에서 내년 40억 유로(약 6조400억 원)로 삭감될 예정이라고 내년 예산안 초안을 인용해 보도했다. 독일은 유럽 내 우크라이나 최대 지원국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과거 재임 시절부터 국내총생산(GDP) 대비 2%로 설정된 나토의 방위비 지출 기준을 어긴 독일 등 유럽 국가들을 비판해 왔다. 독일은 이번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 삭감 등을 통해 해당 기준(2%)을 충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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