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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 속 나만의 친구가 진짜 존재?… 상상이 빚어낸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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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 어맨다(목소리 연기 스즈키 리오)는 남다른 친구 러저(데라다 고코로)가 있다. 아무도 볼 수 없는 인물이다. 어맨다가 상상 속에서 만들어내 자신만 볼 수 있다. 어맨다의 아버지는 얼마 전 세상을 떠났다. 어머니 리지(안도 사쿠라)는 남편과 함께 운영했던 서점을 곧 접으려 한다. 어맨다가 러저에 더 집착하는 이유다. 그는 상상 속 친구 러저와 함께 자신이 만든 상상의 세계로 도망치고는 한다.
리지는 어맨다가 걱정이다. 보이지 않는 친구를 실재하는 것처럼 대하니 근심이 쌓여간다. 성장 과정에서 누구나 상상 속 친구 하나는 둘 수 있다고 하나 어맨다의 집착이 심하다.
어맨다는 러저와 어디든지 간다. 그가 상상할 수 있는 공간에서 상상할 수 있는 존재들을 만나 상상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만들어간다. 어맨다가 만든 세계에서 그와 러저는 아찔한 모험을 해도 안전하다. 어맨다는 무의식으로 상상 속 세계에 보호장치를 만든다.
어맨다가 창조한 세계는 완벽한 듯하나 곧 위기에 처한다. 어맨다와 러저는 강제로 이별을 맞이하게 된다. 상상 속 존재를 잡아먹으며 영생을 누리는 번팅(오가타 잇세이)이 러저를 호시탐탐 노리기 때문이다.
번팅은 묘한 인물이다. 그는 자신이 생각해낸 소녀와 평생을 함께 떠돌며 영생을 위한 에너지를 찾아다닌다. 번팅이 상상 속 인물들을 볼 수 있기에 러저는 어맨다 머릿속 밖에서도 존재할 수 있다. 하지만 번팅은 러저에게 가장 위협적인 인물이다. 번팅이 있기에 러저는 더 실재감을 가지나 동시에 사라질 위험에 놓인다. 역설적인 관계다.
상상의 세계 속에서 존재하는 악당 번팅을 피해 러저는 우연히도 새로운 세상을 만난다.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존재들과 함께하게 된다. 그들이 모여 사는 곳은 도서관이다. 책을 통해 상상이 피어나는 곳이다. 세상에서 가장 조용한 곳 중 하나에서 상상 속 존재들이 소란스럽게 떠들며 즐거워하는 (그러나 보통 인간들에게는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는) 모습은 상상력이 만들어낼 수 있는 장면이다.
영화의 주제는 우정이다. 어맨다와 러저의, 서로를 향한 마음이 화면을 관통하면서 우정에 대한 여러 가지 사연들이 끼어든다. 러저는 도서관에서 만난 새 친구들을 통해 세상을 주유하며 신나면서도 위험한 모험에 나선다. 모험의 궁극적인 목표는 어맨다와의 재회다.
어렸을 적 누구나 마음속에 가질 만한 비밀스러운 존재를 소재로 했다. 상상력이 빛나는 애니메이션이다. ‘아니메’라는 별칭이 있을 정도로 세계적으로 각광받는 일본 애니메이션은 늘 우리를 놀라게 한다.
일본 애니메이션 명가 스튜디오 지브리에서 일했던 니시무라 요시아키와 모모세 요시유키가 협업해 만든 작품이다. 각본을 쓴 니시무라는 지브리에서 ‘가구야 공주 이야기’(2013)와 ‘추억의 마니’(2014) 등 제작을 주도했다. 그는 2015년 지브리를 나와 스튜디오 포녹을 설립해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있다. 연출을 맡은 모모세는 ‘반딧불의 묘’(1988) 조감독 등을 거쳤다. ‘상상’의 캐릭터와 그림에서 지브리 필치가 느껴지는 이유다. 그림들은 손으로 그린 후 디지털로 변환됐다. 영국 작가 A.F. 해럴드의 아동 소설 ‘The Imaginary’(2014)를 바탕으로 했다.
***로튼 토마토 신선도 지수: 평론가 91%, 시청자 80%
***한국일보 권장 지수: ★★★★(★ 5개 만점, ☆ 반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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