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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적 여야 대결, '트럼프 피격'에서 교훈 얻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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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30일 임기를 시작한 22대 국회가 여야 간 극단적 대결 정치로 아직까지 개원식을 열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힘이 야권의 채 상병 특검법 처리에 반발해 지난 5일 예정된 개원식을 보이콧한 데 이어 더불어민주당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청원 청문회 추진으로 어제로 연기해둔 개원식마저 불발됐다. '역대 최악'이라는 오명을 얻은 21대 국회의 1987년 개헌 이후 최장 지각 기록(7월 16일)을 넘어설 전망이다.
지난 한 달 반 동안 22대 국회가 보여준 모습은 상대를 존중하고 대화와 타협을 통해 합의에 도달하는 민주주의와 거리가 멀다. 다수당인 민주당은 의석수를 앞세워 원 구성 합의 관례를 깨고 운영위원회·법제사법위원회 등 주요 상임위원장을 독식했다. 소수 여당인 국민의힘도 야당과 비방과 막말을 주고받거나 의사 일정을 거부하기만 할 뿐 절충점을 찾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했다. 여야 대치가 지속되면서 대통령의 거부권(법안재의요구권)은 남발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9일 채 상병 특검법을 포함해 취임 2년 2개월 만에 총 15차례의 거부권을 행사했다. 민주화 이후 가장 많은 거부권을 행사한 노태우 대통령(7회)보다 두 배 이상 많이 사용한 사실은 양극화한 우리 정치의 현실을 보여준다.
여야 간 극단적 대결 정치는 상대에 대한 증오를 키워 정치 폭력을 양산하고 있다. 그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에게 가해진 총격이 역대 최악의 진영 대결로 진행 중인 선거운동에서 발생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문제는 정치 폭력이 남의 얘기가 아니라는 점이다. 지난 4월 총선에 앞서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와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정치 테러를 당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06년 당대표 시절 유세 도중 흉기 습격을 당했다.
정치 양극화와 팬덤정치가 고착화하면서 강성 지지층의 입맛에만 맞는 극단적 언동을 서슴지 않는 정치인이 환호받고 있다. 오히려 상대와의 대화와 타협을 강조하는 정치인들은 외면당하고 있다. 트럼프 피격 사건을 두고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정치 테러"라고 비판하기는 쉽다. 공허한 지적이 되지 않으려면 정치 테러의 자양분인 증오 정치에 대한 정치인과 지지자들의 자기 성찰이 우선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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