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 "트럼프 총격, 단독 범행… 정신병력·특정이념 연계 증거 없다"

구체적인 범행 동기에는 "아직 수사 중"
"범인, 과거 FBI 수사망에 오른 적 없어"
"정치 이념 섞여 있는 중산층 가정 출신"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3일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대선 유세 도중 암살 시도 총격을 당한 직후, 경찰 저격수가 용의자를 향해 총기 조준을 하고 있다. 버틀러=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피격 사건을 수사 중인 미 연방수사국(FBI)이 14일(현지시간) 용의자 토머스 매슈 크룩스(20·사망)의 단독 범행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FBI는 이날 언론 브리핑을 통해 지금까지의 수사 결과를 토대로 내린 잠정 판단을 이같이 공개했다. FBI는 전날 발생한 이 사건을 '트럼프 전 대통령 암살 미수'로 규정한 뒤, 초동 수사를 진행해 왔다. FBI는 또 총격범 크룩스가 정신병을 앓았거나 범행 이전 온라인에서 위협적 행동을 보인 증거를 찾지 못했으며, 특정 이념에 연루된 정황도 파악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범행 동기는 수사 중이지만,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일단 현재로선 크룩스가 외국 극단주의 단체 등과 연계됐다는 흔적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과거 FBI 수사망에 오른 적도 없었고, 범행에 사용한 AR-15 소총 역시 합법적으로 구매한 것이었다는 게 수사팀 설명이다. FBI는 크룩스의 차량 수색 과정에서 폭발 물질로 의심되는 장치를 발견, 버지니아주(州) 콴타코의 FBI 연구실에서 추가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크룩스는 전날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선거 유세 중이던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해 120m가량 거리의 건물 옥상에서 여러 발의 총격을 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얼굴에 부상을 입었을 뿐 무사했지만 유세 참석자 1명이 숨졌다. 크룩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경호하던 비밀경호국 요원들에 의해 사살됐다.

크룩스는 펜실베이니아주의 평범한 중산층 가정 출신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지역 카운티의회 댄 그르즈벡 의원은 NYT에 "(총격범은) 공화당원으로 등록돼 있었고, 그의 어머니는 민주당원이었으며 아버지는 자유주의 성향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지역에서는 전형적인, 정치 성향이 혼재된 가정"이라고 덧붙였다. 펜실베이니아주는 공화·민주당 지지세가 팽팽한 대선 경합주다.

크룩스는 펜실베이니아주 유권자 명부에 공화당원으로 등록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일인 2021년 1월 20일 진보 계열 유권자 단체에 15달러를 기부한 이력도 있었다. 펜실베이니아의 베설파크 요양원에서 영양보조사로 근무한 이력도 갖고 있다.

위용성 기자 up@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