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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피격'에 바이든 위기 심화... 안에선 '고령 논란', 바깥선 '보수 대결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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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1월 미국 대선에서 재선에 도전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 앞길이 더 캄캄해지고 있다. '고령 리스크'로 촉발된 여당 민주당 내홍은 계속되는 반면, 공화당과 지지층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 사건을 계기로 총결집에 나설 태세다. 바이든 대통령 본인의 악재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호재까지 겹친 셈이다.
일단 민주당 내에선 고령 논란을 최대한 빨리 정리해야 한다는 위기감이 점점 짙어지고 있다. 미국 진보 진영의 거물 버니 샌더스(무소속·버몬트) 상원의원은 13일(현지시간) 미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에서 "민주당이 (바이든 후보 사퇴 요구) 잔소리를 그만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을 막기 위해 민주당 내분을 끝내라는 호소였다. 7일 언론 인터뷰에서도 '바이든 지지'를 공개 표명했던 샌더스 의원은 이날 "지지층 분열만 아니라면 11월 대선에서 바이든이 승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당내 불안감은 잦아들 기미가 없다. 미 CNN방송은 하킴 제프리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가 11일 바이든 대통령과 심야 회동을 하며 민주당 의원들의 우려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직접 후보 사퇴를 촉구한 것은 아니지만, 당내 기류를 전하며 '인지력 저하' 논란을 환기시킨 셈이다. 또 전날 민주당의 고액 기부자들도 바이든 대통령에게 '대선 후보직 사퇴'를 압박하는 차원에서 9,000만 달러(약 1,239억 원) 규모 후원금 전달을 보류하겠다는 통보를 민주당에 했다고 NYT가 전했다.
게다가 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 사건은 바이든 대통령 입장에선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이날 펜실베이니아주(州) 버틀러 선거 유세 도중 총격으로 오른쪽 귀를 다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여론의 '우호적인' 집중 조명을 받게 됐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피격 직후 주먹을 불끈 쥐고 건재함을 과시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은 '강력한 지도자' 이미지로 소비될 가능성이 크고, 이는 '인지력 저하' 의심에 휩싸인 바이든 대통령과 끊임없이 대비될 수밖에 없다.
특히 15일부터 열리는 공화당 전당대회는 전례 없는 흥행 몰이를 하게 될 전망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부상 중에도 이 행사에 참석, 당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된다. 대통령 역사학자인 더글러스 브링클리 미국 라이스대 교수는 워싱턴포스트(WP)에 "암살 시도에서 살아남으면 대중의 동정심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순교자'의 위상이 부여된다"고 설명했다.
'트럼프=민주주의의 적' 프레임으로 위기를 돌파하려던 바이든 캠프 구상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당내 인사들에게 "(내가 아니라) 트럼프에게 화력을 집중해야 한다"는 논리를 폈는데, 당분간은 총격 사고를 당한 경쟁자에게 날 선 말을 쏟아내기란 힘들게 됐다.
더구나 공화당은 이 사건을 바이든 대통령 책임으로 돌리며 공세를 취하고 있다. J.D. 밴스 상원의원(공화·오하이오)은 "트럼프를 '무조건 막아야 할 파시스트'로 규정한 바이든 캠프 선거 전략이 폭력 사태를 불렀다"고 주장했다. WP는 "트럼프 피격 사건 후, 바이든 재선 캠프의 계산이 복잡해질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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