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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명 일색' 민주 최고위원후보, '거수기 지도부' 될건가

입력
2024.07.15 00:10
27면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예비후보들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제1차 전국당원대회 예비경선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전현희, 한준호, 강선우, 이성윤, 정봉주, 박진환, 김민석, 민형배, 최대호, 김병주, 김지호, 박완희, 이언주 최고위원 후보.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예비후보들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제1차 전국당원대회 예비경선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전현희, 한준호, 강선우, 이성윤, 정봉주, 박진환, 김민석, 민형배, 최대호, 김병주, 김지호, 박완희, 이언주 최고위원 후보. 뉴시스

8·18 전당대회를 앞둔 더불어민주당이 어제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을 실시했다. 13명의 후보 중 5명을 탈락시키고 8명의 최종후보를 확정했다. 한 달여 뒤 경선을 치러 이들 중 5명이 최고위에 입성하게 된다. 하지만 하나같이 친명(친이재명)계 후보 일색이라 경쟁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애초부터 기대치가 낮았다. 누가 더 ‘찐명’인지 다투는 ‘충성 경쟁’이 난무할 뿐이니, 170석 거대야당의 다양한 비전을 선보이긴커녕 공당의 이벤트라 볼 수 있는지 안타까울 따름이다. “제 마음속 대통령은 이재명”(강선우), “이재명 곁을 지키는 수석변호인이 되겠다”(전현희), “이재명과 출마선언을 함께 준비했다”(김민석)는 식으로 그들만의 구애경쟁이었다.

2년 전 전당대회도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으로 치러졌지만 비명·친문계 최고위원 후보 1명이 당선된 바 있다. 공천과 총선을 통해 ‘이재명 1인 정당’으로 바뀐 이번엔 아예 다른 목소리가 전무한 당 지도부 탄생을 예고하게 된 것이다. 이대로라면 ‘거수기 지도부’라는 비판을 피할 길이 없다. 윤석열 정권 실정을 견제하는 건강한 야당이기보다 이 전 대표의 정치적 득실에 따라 의사결정이 일어날 위험성이 커지는 것이다. 이 전 대표는 지난주 당대표 연임 도전에 나서며 정국현안에 대한 언급을 최대한 자제한 채 대선주자에 걸맞은 거대담론만 제시했다. 대신 당 지도부가 강성투쟁 '행동대'를 자임하고 있다.

민주당은 ‘당론 과잉’에 헌법기관인 의원 개개인의 자율성과 표결권이 침해됐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본보 취재에 따르면 주로 지역구민을 대상으로 했던 의정활동 보고조차 이 전 대표 팬카페에서 이뤄지는 풍경이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국민보다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에 눈도장을 찍는 게 중요하다면 제대로 된 대의정치라 할 수 없다. 특히 영향력이 막대한 이들 커뮤니티에서 비명계에 대한 비방행태까지 벌어진다면 당의 앞날이 긍정적일 리 없다. ‘찐명’ 강경파만 득세하고 소수파의 정치적 다양성과 소신이 자취를 감추는 한 스스로의 모순에 실패할 가능성을 민주당은 경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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