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는 기사
‘7·23’ 이후 어떻게 통치할 건가
이미 가입된 회원입니다.
만 14세 이상만 회원으로 가입하실 수 있습니다.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 선보이는 칼럼 '메아리'는 <한국일보> 논설위원과 편집국 데스크들의 울림 큰 생각을 담았습니다.
집권당 지지층이 보수진영의 생존과 재탄생을 놓고 사활을 건 선택에 내몰리고 있다. 7·23 전당대회는 향후 3년 당정관계의 결정적 분수령이다. 그 바닥엔 정권탈환 2년이 지난 진영 전체가 어떻게 난국을 헤쳐나갈지에 대한 근원적 물음이 깔려있다.
#1 보수진영 생존 놓고 결단 임박. 이번 전당대회는 ‘한동훈 당선’을 막기 위한 친윤(친윤석열)계의 절박한 몸부림으로 시작됐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전격 등판해 대세론을 흔들 온갖 변수를 던지는 형국이다. ‘문자 무시’ 논란으로 김건희 여사가 사실상 참전했다. 권력핵심으로 상징되는 대통령 부부와 과거의 ‘정치적 황태자’가 낯 뜨겁게 충돌하는 궁중드라마가 눈앞에서 펼쳐지는 것이다. 한동훈의 ‘무응답’에 ‘배신자 프레임’이 떠올랐지만, 정작 건전한 중도보수층 입장이라면 세 사람에게 볼모 잡힌 진영의 현실을 분노할 일이다.
당원과 국민은 열흘간 깊은 숙고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낮은 국정지지도에 원팀과 당정일체를 강조하며 ‘질서 있는 변화와 쇄신’으로 가느냐가 첫 번째 가치다. 국정방향에 대한 대통령의 고집을 꺾고 충돌을 불사해야 가능할지도 모른다. 또 하나는 보수의 구원투수론에 편승하느냐다. 용산과 여당의 시너지는커녕 윤-한 충돌의 일상적 긴장에 국정동력이 생길지 미지수다. 구도가 현재와 미래권력, 제로섬 게임이라 그렇다. 집권층 내 갈등관리로 에너지를 소모할 것이다.
#2 “한동훈 되면 탄핵 징검다리” 걱정. 한 영남권 인사는 “한 후보가 승리하면 야권의 거친 공세 속에 탄핵의 징검다리, 조기 대선까지 감수할 위험을 안고 가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민심에 따른다며 이재명, 조국에 휩쓸린다면 특검법은 물론 윤 대통령 임기는 예측불허, 보수진영 운명이 어떻게 되겠느냐”고 걱정했다.
수도권 당원들 분위기는 어떨까. 경륜 있는 한 당협위원장에게 물었더니 이렇게 답했다. “문자파동이 한동훈 낙선용 아니냐. 나는 당권주자 모두와 관계가 좋아 당원들이 내 의사를 모른다. 당원 20명에게 전화와 면담을 해봤는데 16명이 한동훈, 2명 원희룡, 2명 나경원이었다. 16명의 이유를 들어보니 대통령 부부에 대한 불신이 컸다. 그래서 보수의 미래를 보자는 거였다. 이재명 대항마는 그래도 한동훈 아니겠냐더라.”
#3 야당 의원 "용산, 韓 되면 어떻게든 불신임". 이번엔 민주당의 수도권 ‘친명’ 의원에게 관전평을 들어봤다. “여론조사 추정대로 한동훈이 되면 ‘이재명 악마화’, ‘깐죽이 정치’에 몰두해 강대강 정국이 심화될 것”이라고 했다. “박근혜 탄핵 때 유일하게 사법처리 안 받은 사람이 당대표를 맡은 황교안이었다. 그 길을 한동훈이 가고 있다”며 당대표 출마를 전방위 ‘방탄용’으로 규정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 성격상 어떻게든 한을 끌어내릴 것이다. ‘이준석 몰아내기식’ 불신임 시도가 있거나, 친윤계가 야당의 ‘한동훈 특검법’에 동조하고, 친한계는 해병대·김 여사 특검법 8석 이탈을 위협하며 맞설 것”이라고 주장했다.
결론적으로 누가 여당 대표가 되든 윤 대통령 측은 파탄 직전의 당정 내부와 거대야당을 입체적으로 동시에 조율할 '극한의 정치력'이 필요해진다. 여러 동기를 감안할 때 세 그룹 모두에게 정치복원은 절실하다. 민주당이 겉으론 탄핵을 거론하기 시작했지만, 겉보기와 달리 헌정파괴 부담보다 윤 대통령이 인기 없이 3년을 마무리하는 쪽이 나을 수도 있다. 용산에선 성공적 국정성과도 있겠지만 내부와 외부로부터 대통령을 ‘보호’하며 무사히 임기를 마치도록 할 조정자를 발굴해야 할 것이다.
신고 사유를 선택해주세요.
작성하신 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로그인 한 후 이용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구독을 취소하시겠습니까?
해당 컨텐츠를 구독/취소 하실수 없습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