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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어디에 있어요?" 종일 찾았는데 '거기' 있었네

입력
2024.07.13 10:0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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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마음은 어디에'

엄마가 일하러 간 주말 아침, 아이는 혼자 밥을 먹는다. 그림책공작소 제공

엄마가 일하러 간 주말 아침, 아이는 혼자 밥을 먹는다. 그림책공작소 제공

#. 주말 아침, 엄마는 벌써 일하러 가서 혼자 밥을 먹었다.

#. 친구에게 전화하니 “놀이공원에 가는 중”이라고 했다.

두 일을 차례로 겪으며 아이는 마음이 이상했다. 마음에 구멍이라도 난 것처럼 뭔가 빠져나가는 느낌. 문득 ‘마음은 어디에 있을까’ 궁금해진 아이는 집을 나선다. 그림책 ‘마음은 어디에’는 그 여정을 따라간다.

대답은 다 달랐다. 어떤 아이는 가슴에 있다고, 어떤 아이는 머릿속에 있다고 했다. “문구점에서 봤다”는 친구도, “아직 안 배웠는데 혹시 숙제냐”고 묻는 친구도 있다. 책방 주인은 ‘마음여행’이라는 책을 건넸고, 중국집 배달부 형은 휴대폰에서 ‘마음’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서 보여줬다. 떡볶이집 아주머니는 “떡볶이에 다 넣었다”고 했고, 열쇠수리공 할아버지는 혹시 찾으면 열어보라며 열쇠를 하나 주셨다.

어른들은 아이의 질문을 허투루 듣지 않고 스스로 답을 잘 찾아나가기를 응원한다. 그림책공작소 제공

어른들은 아이의 질문을 허투루 듣지 않고 스스로 답을 잘 찾아나가기를 응원한다. 그림책공작소 제공

마음을 ‘마늘’로 잘못 알아들어 마늘 한 봉지를 건넨 시장 할머니까지, 대답은 각기 달랐지만 누구 하나 아이의 질문을 허투루 듣지 않았다. 그리고 아이 스스로 답을 잘 찾아나가기를 자기만의 방법으로 응원했다. 마음의 행방을 찾아 온동네를 누빈 아이는 엄마와 저녁 식탁에 마주 앉았다. 혼자 먹을 때와는 달리 정말 맛있는 밥. 아이는 생각한다. “마음은 먹는 걸까.”

따뜻한 그림과 이야기가 한 몸처럼 어우러져 있는 작품이지만 글과 그림 작가가 다르다. 이수영 글 작가와 김선진 그림 작가가 3년 동안 작업했다. 김 작가는 이 그림으로 2024 이탈리아 볼로냐국제아동도서전에서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에 선정됐다.

참, 책 표지에는 네모난 구멍이 뚫려 있다. 어른도 아이도 잊지 말고 마음을 잘 들여다보라는 듯이.

마음은 어디에·이수영 글·김선진 그림·그림책공작소 발행·60쪽·1만8,000원

마음은 어디에·이수영 글·김선진 그림·그림책공작소 발행·60쪽·1만8,000원


온종일 마음을 찾아다닌 아이가 엄마와 저녁 식탁에 마주 앉았다. 그림책공작소 제공

온종일 마음을 찾아다닌 아이가 엄마와 저녁 식탁에 마주 앉았다. 그림책공작소 제공


남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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