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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방공망 지원" 선언했지만… 불안해진 나토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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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75주년을 맞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불안한 앞날을 예고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등은 우크라이나 방공망 강화를 약속하며 단결된 모습을 보여주려 애썼지만, 유럽 회원국들의 '트럼프 귀환' 우려를 불식시키지는 못했다. 최근 자국 선거에서 부진한 성적을 낸 유럽 주요 국가 정상들도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 흔들리는 핵심 동맹국 정상들 때문에 1949년 출범한 나토가 또 한 번 답답한 생일을 맞게 됐다.
9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 개막식에서 "역사적인 방공망 지원 소식을 발표한다"며 "우크라이나에 추가 전략 방공 시스템(구축)을 위한 장비 5개를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밝힌 5개 전략 방공시스템에는 패트리엇 4개와 SAMP/T 1개가 포함됐다. 패트리엇은 미국 독일 루마니아 네덜란드가 주축이 돼 지원하고, 단거리 탄도미사일 방어용 SAMP/T는 이탈리아가 조달한다. 그간 패트리엇급 방공시스템 추가 지원을 줄기차게 요구했던 우크라이나로서는 한숨 돌리게 된 셈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엑스(X)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다른 동맹국들이 방공 역량을 제공하려는 의지를 보여준 데 사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외신들은 바이든 대통령 발표의 신뢰성을 의심하는 분위기다. 최근 바이든 대통령 '고령 논란'이 일면서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승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평화 협상을 통한 전쟁 종식'을 지지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나토의 우크라이나 지원 계획도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정상회의 참석차 워싱턴을 찾은 유럽 대표단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외정책 측근들을 만나고 있다"며 "바이든 대통령 재선 가능성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된 결과"라고 전했다. 동유럽·북유럽 국가 정상·장관·고위 관료 등이 트럼프 2기 행정부에 대한 '보험' 차원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 등과 면담을 가졌다는 것이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강한 나토'를 지지했던 정상들도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지난달 6~9일 유럽의회 선거, 같은 달 30일과 이달 7일 열린 프랑스 총선 등에서 '자국 우선주의'를 표방하는 극우 정당이 대약진하며 정치력에 타격을 입은 결과로 해석된다. 숄츠 총리는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나토 방위비를 증액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5월 '나토군 우크라이나 파병'까지 제기한 친(親)나토 인사였다.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논의도 제자리걸음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나토는 11일 폐막 때 발표 예정인 공동성명에 "우크라이나의 가입 논의는 되돌릴 수 없다"는 내용을 담을 계획인데, 이는 나토가 지난해 리투아니아 정상회의 공동성명에 담은 문구("우크라이나의 미래는 나토에 있다")와 별 차이가 없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짚었다. 러시아의 반발을 우려한 미국과 독일의 반대가 가장 큰 걸림돌이다.
NYT는 "일부 관계자들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점령당한) 영토를 되찾지 못하더라도 나토와 가까워지면 전쟁에서 이긴 것이나 다름없다'고 평가하지만 나토는 우크라이나를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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