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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경북경찰 "사단장 질책, 엄청난 부담됐을 것"

입력
2024.07.08 18:49
수정
2024.07.08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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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1사단 상륙돌격장갑차(KAAV) 3대가 지난해 7월 18일 산사태로 실종된 경북 예천의 실종자를 수색하기 위해 부대를 출발해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다. 해병대 1사단 제공

해병대 1사단 상륙돌격장갑차(KAAV) 3대가 지난해 7월 18일 산사태로 실종된 경북 예천의 실종자를 수색하기 위해 부대를 출발해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다. 해병대 1사단 제공

8일 해병대 채 상병 사망사고 결과를 발표한 경북경찰청은 '책임범위'를 엄격히 적용,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에 대해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경찰은 임 전 사단장의 수색관련 지시에 대해서는 하급 지휘관들이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임성근 전 1사단장이 현장 지도에 나섰다가 해병대원들이 늑장을 부리는 걸 알고 중대장을 불러 ‘빨리 내려보내라’는 식으로 질책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본인(임 전 사단장)은 그냥 지도라고 하지만 중대장 입장에선 엄청난 부담이 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경찰은 "임 전 사단장이 ‘빨리 내려보내라’, ‘빨리 투입해라’라고 말했지만 시간이 늦어져 질책한 것이고 그 시점에 수중 수색 작전이 이뤄진 상황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경북경찰청 김형률 수사부장, 최문태 형사기동대장, 김규은 형사기동2팀장과 취재진의 일문일답.

_임성근 전 사단장에게 안전상 주의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나.

"임 전 사단장은 지휘 라인에 없다. 임 전 사단장은 수색하는데 조금 더 꼼꼼하게, 복장도 똑바로 입으라는 지시를 했다. 그걸로 위험성을 창출한다든지 새로운 지시를 한 게 아니다. 수색 활동에 대해서 조금 더 면밀하게 잘하라는 취지로 이야기한 걸로 해석했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서 일반적 주의의무가 있다고까지 할 건 아니다."

_7여단장과는 달리 임 전 사단장이 법원 판단을 받는 것을 배제한 이유는.

"7여단장은 (작전통제권이 없는) 임 전 사단장과는 달리 1,600여 명의 총책임자다. 7여단장은 수중 수색 지시를 오판한 포병 11대대장과 직접 소통했다. 대대장 이하 대대원들은 사단장, 여단장 지시를 받았다고 생각했다. 임 전 사단장의 경우 지휘계통에 있지 않았다. 지시로 사고가 났으면 책임을 물을 수 있지만 그렇지도 않다."

_수사심의위원회는 누가 신청해서 개최했나.

"수사심의위와 관련된 경찰 내부 규칙이 있다. 지방 시도경찰청장도 위원회 심의가 필요하다고 보면 열 수 있다. 최근 3년간 시도경찰청장 직권으로 개최한 수사심의위원회는 2022년 16건, 2023년 20건, 올해 21건으로 확인됐다."

_(임 전 사령관의) '바둑판 수색 지시'는 위험성이 커진 행위 아닌가.

"수색 지침을 보고 받은 임 전 사단장이 꼼꼼히 하라는 취지로 지시한 것이다. 군 교범에도 나와 있는 면밀한 수색 지침 용어다. 수풀을 꼼꼼하게 살펴보라는 지시가 물에 들어가라는 지시로 언론에 보도된 바 있다. 전후 사실관계를 보면 이 지시에 앞서서 수변 지역에서 수색 지침이 (이미) 결정돼 있었다. 7여단장이 수변에서 수색하라는 그런 지시가 설정이 된 상태에서 사단적으로 강조하는 차원에서 지시한 걸로 판단했다."

_피의자들은 혐의를 인정하는가.

"포병 11대대장은 자기가 임의로 (수중 수색) 한계를 설정해서 지시한 부분은 인정하고 있다. 7여단장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_임 전 사단장이 받은 공보 활동 보고에는 수중 수색 사진 1장이 포함된 총 12장의 사진이 있었다. 수중 수색 위험성을 인식한 것이라고는 볼 수 없나.

"중요한 것은 그 사진을 인식했던 시점이 사고 전이냐 이후인가이다. 그 부분을 객관적으로 증명할 어떤 기준이 사실 없다. 그래서 우리가 단편적인 상황을 가지고 수중 수색을 사단장이 사전에 인식했다고 판단하지 못한다."

_해병대 수사단이 경북청에 이첩한 자료를 국방부가 다시 회수하는 게 가능한가.

"군사법원법에 따른 대통령 명령에 따르면 군과 경찰이 상호협력을 할 수 있는 근거 조항이 있다. 거기에 근거해서 상호 협력적인 차원에서 논의가 이루어져 기록이 회수된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_임 전 사단장 현장 지도에서 질책으로 포병대대장들이 엄청난 부담 느껴 수색을 강화했다고 하는데.

"7월 18일(채 상병 사망 전날) 임 전 사단장이 여단장 수행하에 현장 지도를 나섰다가 병력들이 늦게 도착해서는 일부 도로로 막 뛰어내리는 등 어수선한 상황을 목격했다. 3포병대대 9중대가 투입된 현장이었는데 임 전 사단장이 중대장을 불러 ‘시간 왜 이렇게 많이 지났는데 아직까지 왜 안 하고 있느냐’, ‘빨리 내려보내라’, ‘빨리 투입해라’고 말하며 질책한 사실을 확인했다. 사단장 본인은 그냥 지도라고 하지만 중대장 입장에선 엄청난 지적 질책이다. 또 포병대대 내부나 대대장들끼리 단톡방이 많아 사단장이 질책한 사실이 빨리 퍼졌을 것 같다. 하지만 당시에는 수중 수색은 없었고 수변 수색만 이뤄지고 있었다."

안동= 김정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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