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건재하다? 위기의 바이든, 네타냐후와 통화

입력
2024.07.05 07:12
수정
2024.07.05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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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체론 속 공휴일 핵심 현안 외교 협의
협상 재개 환영… 당국자 “중대 돌파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3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명예 훈장 수여식을 주최하며 연설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3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명예 훈장 수여식을 주최하며 연설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미국 대선 후보 첫 TV 토론에서 ‘고령 리스크’를 노출한 뒤 재선 포기 압박을 받고 있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공휴일인 4일(현지 시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통화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 휴전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자신의 건재를 알리려는 의도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미국 백악관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와의 전화 통화를 통해 하마스에 의해 억류된 인질의 석방 및 휴전 합의를 마무리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이스라엘이 미국, 카타르, 이집트 등과 함께 인질 석방 및 휴전 협상을 진행하기로 한 것에 대해 환영의 뜻을 표시하고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철통 같은 방어 공약을 재확인했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같은 날 앞서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와의 휴전·인질 협상에 대표단 파견을 승인했다고 하레츠 등 이스라엘 언론이 보도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네타냐후 총리가 이날 바이든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협상단 파견 결정을 설명하고 모든 전쟁 목표를 달성한 뒤에만 전쟁을 끝낼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날 로이터통신은 협상이 6일 재개될 것으로 관측하며 이스라엘 측 협상단을 이끄는 다비드 바르니아 모사드 국장이 중재국인 카타르를 방문한다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온라인 브리핑에서 “(양측 간 휴전 합의 도달을 위한) 꽤 중대한 돌파구가 마련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두 정상 간 통화는 미국의 독립기념일 휴일에 이뤄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대선 후보 TV 토론에서 문장을 제대로 완성하지 못하고 맥락에서 벗어난 발언을 해 건강과 인지력에 대한 의심을 낳은 뒤 진영 내 사퇴 압력에 직면해 있다. 이날까지 하차를 공개 촉구한 민주당 연방 의원만 3명이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은 완주 의지를 꺾지 않고 있다. 이날 통화 배경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핵심 대외 현안 관련 외교 협의를 정상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능력이 여전하다는 것을 짐짓 보여 주려 했다는 것이다. 협상이 타결되면 곤경에 빠진 바이든 대통령에게 호재가 될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휴전 합의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중요한 정치적 승리를 의미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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