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철 "시청 사고, 급발진 판단 어려워… 블박 오디오 있어야"

입력
2024.07.0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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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에 이상 없다 나올 것"
"페달 블랙박스, 정상 사용 유일 증거"
"합의해도 실형 면할 가능성 적어"

한문철 변호사가 2일 유튜브 채널 '한문철TV'에서 서울 시청역 인근 사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한문철 변호사가 2일 유튜브 채널 '한문철TV'에서 서울 시청역 인근 사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교통사고 전문가 한문철 변호사가 15명의 사상자를 낸 서울 시청역 인근 교통사고와 관련해 "급발진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 변호사는 2일 유튜브 채널 '한문철TV' 라이브 방송을 통해 "급발진 가능성이 크다고 말하는 전문가도 있고, 급발진 가능성이 없다는 상반된 의견도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CCTV 속 브레이크 등 별 의미 없어"

1일 오후 9시 27분쯤 서울 시청역 인근 교차로에서 차량이 인도로 돌진하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경찰이 가해차량의 견인을 시도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1일 오후 9시 27분쯤 서울 시청역 인근 교차로에서 차량이 인도로 돌진하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경찰이 가해차량의 견인을 시도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한 변호사는 폐쇄회로(CC)TV나 주변 차량의 블랙박스로는 급발진 여부를 가려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경찰은 (가해 차량이) 뒤에서, 앞에서 찍은 블랙박스나 CCTV를 다 입수했을 텐데 그거 갖고는 (급발진인지) 모른다"며 "CCTV는 브레이크 등이 들어왔는지 여부만 보이는데 브레이크 등은 별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급발진 사고에서) 브레이크가 딱딱해서 안 밟힌다는데, 브레이크 등은 밟혀야 들어오지 않겠냐"며 "브레이크 등이 계속 들어왔어도 (제조사에선) 양발운전했다거나 브레이크를 살짝 밟았다고 할 것"이라고 추측했다.

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나 경찰에선 차가 멀쩡했다고, 가속페달을 미친 듯이 밟았다고 나올 것"이라며 "요즘은 블랙박스가 실내를 비추는 것도 있는데, 오디오와 함께 실내를 비춰 부부의 모습이 보이는 게 있다면 그걸로 (급발진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차가 미쳤어' 이런 생생한 오디오가 있어야 한다"고도 했다.

이어 "민사적으로 급발진이 인정된 게 하나도 없다. 내가 자동차를 정상 사용하고 있었는데도, 브레이크를 밟았는데도 차가 달려나갔다고 하려면 내가 정상 사용하고 있었음을 입증해야 한다"며 "정상 사용 증거가 없어서 다 패소하는데, 유일한 게 페달 블랙박스"라고 덧붙였다.

"운전자, 5년 이하 금고형 받을 듯"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한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 사고 현장에 2일 국화가 놓여 있다. 연합뉴스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한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 사고 현장에 2일 국화가 놓여 있다. 연합뉴스

한 변호사는 가해차량 운전자가 최대 5년 이하의 금고형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여러 명이 사망해도 최고 5년형인데, 역주행도 있고, 부상자들에 대해서도 처벌이 될 것"이라며 "모든 피해자, 유족과 원만히 합의하고 급발진 가능성도 있어 보이면 실형을 면할 가능성도 있지만 (실형 면하기는) 쉽지 않다"고 언급했다. 운전자보험이 없거나 운전자보험 가입 시기에 따라 형사합의금이 3,000만 원만 지급될 수 있어 형사 합의에도 난항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급발진 여부와 상관없이 가해차량 보험사에서 피해자들에게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고도 했다. 한 변호사는 "급발진으로 밝혀져도, 운전자 무죄여도 보험사가 100% 손해배상 해줘야 하고, 그다음엔 자동차 제조사를 상대로 구상금 청구소송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며 "보험사는 엄청난 돈을 손해배상 해줘야 하는데, 보험사가 (제조사를 상대로) 소송해서 이긴다는 보장이 없다"고 설명했다.

또 "평소대로 퇴근하던 중 발생한 사고라고 한다면, 그런 분들은 산업재해가 인정돼서 산재로 먼저 보상을 받을 수 있다"며 "산재가 더 유리하니 산재로 보상받고 나서 자동차보험으로 또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윤한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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