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단독

활공폭탄 두드려 맞은 우크라이나 "러시아 공군기지 공격 허용해달라"

입력
2024.07.01 16:37
수정
2024.07.01 16:57
14면
구독

"러, 우크라에 일주일간 활공폭탄 800발 공격"
대낮 주말의 도심·아파트 등 민간인 겨냥
5월 한 달 민간인 174명 희생...1년 새 최다

지난달 29일 우크라이나 중부 드니프로의 한 아파트가 전날 러시아군의 공습을 받아 파괴돼 있다. 드니프로=로이터 연합뉴스

지난달 29일 우크라이나 중부 드니프로의 한 아파트가 전날 러시아군의 공습을 받아 파괴돼 있다. 드니프로=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의 취약한 방공망을 뚫고 파상공세를 퍼붓고 있다. 지난주에만 800발 넘는 활공폭탄을 우크라이나 전역에 쏘아댔다. 그 결과 지난 5월 한 달간 우크라이나 민간인 사상자는 864명에 이르렀다. 월 단위로는 최근 1년 새 가장 많은 인명(최소 174명)이 희생됐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장거리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할 수 있도록 허용해 줄 것과 방공망 지원을 미국에 촉구했다.

"대낮 주말 시내 중심가 노린 러시아"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현지 관리는 지난달 28일 오후부터 이날까지 자포리자주(州) 빌니안스크에서만 러시아군 공습으로 민간인 최소 24명이 숨졌다. 이반 페도로프 자포리자 주지사는 텔레그램을 통해 "시민들이 휴식을 취하는 주말 대낮에 군사적 목표물이 없는 시내 중심가를 향해 공격이 이뤄졌다"며 "민간인에 대한 끔찍한 테러 행위"라고 비난했다.

최전선인 동부 도네츠크주 한 마을에서도 주말인 지난달 29, 30일 최소 15명이 숨졌다고 NYT는 전했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이 지역 대부분이 거의 매일 러시아군의 포격을 받고 있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한 아파트가 지난달 30일 요격돼 떨어진 러시아의 미사일 잔해로 인한 화재로 파손돼 있다. 키이우=로이터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한 아파트가 지난달 30일 요격돼 떨어진 러시아의 미사일 잔해로 인한 화재로 파손돼 있다. 키이우=로이터 연합뉴스

북동부 하르키우의 주택가에서 지난달 30일 폭탄이 터져 최소 1명이 희생됐다. 이날 수도 키이우 에서는 요격된 미사일 잔해가 14층짜리 아파트에 떨어져 화재가 났다. 앞서 지난 28일에는 중부 드니프로의 아파트 4개층이 파괴되면서 최소 1명이 숨졌다.

NYT는 "러시아군이 최전방에서 공격을 강화하는 한편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방공망의 빈틈을 노린 공격을 계속하고 있다"며 "이는 자원을 고갈시키고 경제를 무너뜨려 민심을 분열시키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지난 한 주간 활공폭탄 800여 발 퍼부어"

젤렌스키 대통령에 따르면 러시아 전투기는 지난 한 주 동안 수백 파운드의 폭발물이 담긴 강력한 활공폭탄 800여 발을 우크라이나에 투하했다. 우크라이나는 속수무책이다. 러시아는 정밀 유도 시스템이 장착된 활공폭탄을 우크라이나 방공망 범위 바깥의 전투기에서 발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왼쪽)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달 26일 최전방인 도네츠크의 한 군부대를 방문해 병사들을 위문하고 있다. 도네츠크=AFP 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왼쪽)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달 26일 최전방인 도네츠크의 한 군부대를 방문해 병사들을 위문하고 있다. 도네츠크=AFP 연합뉴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우리 도시는 매일 러시아의 공습으로 고통받고 있다"며 "일상적인 러시아의 테러를 멈추기 위해 장거리 공격과 현대식 방공망이 필수"라고 호소했다. 활공폭탄 공격을 막기 위해 미국산 장거리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로 러시아 본토의 공군기지를 공격할 수 있게 해달라고 미국을 향해 재차 촉구한 것이다.

러시아가 공세 고삐를 죄면서 지난 5월 우크라이나에서는 최소 174명이 숨지고 690명이 다쳤다. 유엔 우크라이나 인권감시단(HRMMU)의 최신 보고서 결과다. HRMMU가 우크라이나 민간인 사상자 수를 월별 집계하기 시작한 지난해 6월 이후 가장 많은 숫자다.

권영은 기자

관련 이슈태그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