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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휴진' 으름장 놓는 의사들… 의정 대화는 전공의 탕핑에 시작도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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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들이 전국에서 의료정책 토론회를 열겠다며 또다시 집단 휴진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의료 공백은 5개월째인데 의정 간 대화는 아직 시작도 못 했고, 사태 해결의 키를 쥔 전공의는 사직도 복귀도 않은 채 묵묵부답이다. 환자들은 "더는 못 참겠다"며 가두집회를 예고했다.
30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의사협회(의협) 산하 범의료계 대책기구인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는 전날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2차 회의를 열어 7월 26일 전 직역이 참여하는 '올바른 의료정립을 위한 대토론회'를 전국에서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전국의대교수비상대책위원회가 제안한 같은 날 전국 동시 휴진은 개인 선택에 맡기기로 했다.
올특위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휴진을 결의한 것은 아니지만 의사들이 토론회에 나오려면 휴진이 불가피해 사실상 토론회를 가장한 집단 휴진이라는 뒷말이 나온다. 병원의 휴진 불허 방침과 내부 직원 반발, 사회적 비판 여론 등을 우회하면서 정부를 압박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다만 지난 27일부터 진행 중인 연세대 의대 세브란스병원 무기한 휴진도 참여율이 낮은 데다 이미 서울대 의대, 가톨릭대 의대, 성균관대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휴진을 중단했거나 보류했다. 더구나 토론회 예고일은 대학병원 외래진료와 수술 등이 원래 적은 금요일이라 의료 현장에 미칠 영향은 미미할 전망이다.
올특위 출범 이후 무르익는 듯했던 의정 대화 분위기는 다시 식고 있다. 의료 공백 사태 핵심인 전공의들이 참여를 거부하는 탓이다. 의협이 불신을 해소하고자 지난 28일 전공의와 의대생을 상대로 비공개 간담회를 마련했지만 참석자는 20여 명에 그쳤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대위원장도 불참했다. 전공의가 없으면 의정 대화가 불가능하고, 설사 타협안이 나온다 해도 무용지물로 전락하게 된다.
전공의들이 정부는 물론 선배 의사들과도 소통을 단절하고 있어 의사계 내부에서도 난감해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수도권 한 수련병원 교수는 "무리하게 휴진을 하는 건 전공의들이 복귀하기 유리한 여건을 만들려는 취지인데 정작 전공의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정부가 이달 초 전공의 사직서 수리를 허용했지만 전공의들은 한 달 가까이 돌아오지도, 그만두지도 않은 채 '탕핑'(아무것도 하지 않고 드러눕는다는 뜻)하고 있다. 지난 26일 기준 211개 전체 수련병원 레지던트(1만506명) 중 사직자는 40명(0.38%)에 불과하고, 출근자는 959명으로 9.1% 수준이다.
정부는 이번 주 전공의 복귀 관련 추가 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9월 수련을 시작할 전공의 추가 모집 일정을 고려하면 처분을 더는 미룰 수 없는 상황이다. 사직이나 해임으로 중도 이탈한 전공의가 1년 이내 동일 과목, 동일 연차로 복귀할 수 없도록 제한한 규정을 완화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의정 갈등이 탈출구를 찾지 못하자 한국환자단체연합회와 한국유방암환우총연합회 등은 울산대 의대 서울아산병원 교수들이 휴진에 들어가는 7월 4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의사 집단 휴진 철회와 재발방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집회를 연다. 환자들이 직접 거리로 나서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환자 단체들은 "환자의 불안과 피해를 도구로 정부를 압박하는 의료계의 투쟁 방식에 더는 인내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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