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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터 차 "트럼프 2기는 아시아에 끔찍할 것… 한국, 현실에 눈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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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이 아시아에는 대혼란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오는 11월 미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해 '트럼프 2기' 정부가 들어설 경우, 앞선 1기 행정부 시절(2017년 1월~2021년 1월)보다도 극단적인 대(對)아시아 외교 정책 변화가 예고된다는 취지다. 그 여파로 한국의 자체 핵무장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관측마저 제기된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 석좌는 26일(현지시간)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 기고문에서 "트럼프의 재집권과 관련해 아시아 지도자들은 상대적으로 차분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이어 "일부는 (미국) 의회가 트럼프의 정책을 통제할 수 있다고 보고, 다른 일각에서는 (집권) 1기 때와 유사하게 트럼프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썼다.
차 석좌는 "그러나 이는 오산"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2기 트럼프 행정부는 1기보다 한층 더 아시아 정책에 있어 끔찍할 것"이라며 "1기 당시 트럼프의 극단적 외교 정책은 공화당의 전통적인 관료들 덕분에 상쇄될 수 있었지만, 2기에서는 그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고 짚었다.
차 석좌는 "한국을 포함해 일본, 호주 등 미국의 긴밀한 인도·태평양 지역 동맹들은 트럼프 2기가 새로운 도전이라는 현실에 눈을 떠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는 미국의 전통적 동맹을 파트너가 아니라 통상의 적으로 간주할 것이며,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을 비롯해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 시진핑(중국 국가주석) 등 독재자들과 관계를 돈독히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차 석좌는 "이는 익숙한 장면인 듯해도, 2016년과는 상황이 달라졌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현 미국 행정부 들어 한반도에 대한 확장억제 약속을 포함해 한미일 정상의 '캠프 데이비드' 선언 등 인태 지역 동맹과의 전방위적 관계 강화가 이어졌으나, 트럼프 전 대통령 재집권 시 이러한 제도적 노력이 무위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는 게 그의 우려다.
차 석좌는 또 "트럼프는 타임지 인터뷰에서 '(방위비를) 지불하지 않으면 알아서 (안보를) 해결하라'라는 말을 했고, 그는 동맹이 (비용) 전액을 부담하지 않는 한 거의 확실히 미군의 연합훈련을 중단할 것"이라며 "이는 한미일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처럼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동맹 구조를 속 빈 강정으로 만드는 위험을 초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차 석좌는 "트럼프 재집권 시 한반도가 가장 근본적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트럼프는 북한의 증대하는 도발에 '화염과 분노'로 위협하는 대신, 미국의 제재 완화를 조건으로 핵실험 중단 협상을 이끌어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어 "북한은 제한된 핵분열 물질을 포기하거나 1세대 핵을 폐기하는 등 중요하지는 않지만 가시적인 제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이고, 트럼프는 손쉬운 승리를 사랑한다"며 "트럼프는 탄도미사일은 물론 전술핵, 극초음속 미사일 등 김정은의 무기고는 손대지 않은 채 북핵 위협에서 승리했다고 주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차 석좌는 "그런 다음에 트럼프는 주한미군 철수를 단행할 수 있다"며 "이 같은 시나리오는 거의 확실하게 한국의 자체 핵무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점치기도 했다. 그러면서 "만약 한국이 자체 핵 개발에 나선다면 중국과 북한에는 선제공격의 위험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미얀마를 비롯해 일본, 대만 등에도 연쇄 반응을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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