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팥암 초기 수술하면 86.4% 생존…복부 초음파검사로 진단 가능

입력
2024.06.20 09:41
수정
2024.06.20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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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 최고] 초기 증상 없지만, 증상 나타나 병원 찾으면 2기 이상 진행 많아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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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팥은 심장에서 보내진 혈액 속의 수분과 노폐물을 거르고 불필요한 수분을 소변으로 배출한다. 나트륨·칼륨·칼슘·인 등의 성분이 몸 속에 일정하게 유지되도록 항상성을 지키는 기능도 있다. 또 혈액 산도를 조절해 신체를 약알칼리성(약 7.4pH)으로 유지한다. 이 밖에 혈액 생성을 촉진하는 호르몬인 에리스로포이에틴을 생성하고 분비하며 비타민 D를 활성화해 칼슘 흡수를 돕는다. 따라서 콩팥이 나쁘면 비타민 D가 만들어지지 않아 뼈가 약해지고 빈혈이 생길 수 있다.

콩팥은 우리 몸 양쪽 옆구리에 각각 하나씩 존재한다. 크기는 12㎝ 정도 강낭콩 모양, 무게는 성인 기준 200~250g이다.

콩팥암은 전체 콩팥 종양의 85%를 차지한다. 콩팥암은 초기에 아무런 증상이 없을 때가 대부분이다. 다만 일부에서는 통증을 동반한 빈뇨·혈뇨·등 또는 옆구리 통증·복부 혹(종괴)·체중 감소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위험 인자는 흡연, 비만, 고혈압, 당뇨병, 장기간 투석(透析), 유전적 요인 등이 꼽힌다.

김정준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콩팥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는 편으로 증상이 나타난 후 병원을 찾으면 2기 이상으로 진행된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다행히 예방에 관심이 높아지고 초음파검사 등 건강검진이 일반화되면서 최근 조기 검진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국내 신규 콩팥암 환자는 6,883명으로 전체 암 중 10번째로 많았다. 남녀 비율은 각각 4,775명과 2,108명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2.3배 많다. 연령대별로는 △60대(2,034명, 29.6%)가 가장 많고 △50대(1,570명, 22.8%) △70대(1,296명, 18.8%) △40대(1,001명, 14.5%) 순이다.

콩팥암은 암 진행 정도(병기)와 환자 나이, 전신 상태, 동반된 다른 질환의 유무 등에 따라 치료 방침이 정해진다.

다만 콩팥암은 방사선 치료나 항암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아 수술로 제거하는 것이 최선이다. 그러나 초기에 수술하면 90% 이상 완치될 정도로 예후가 좋은 편이다. 실제 콩팥암의 5년 상대 생존율(2017~2021년)은 86.4%로, 10대 암 중 갑상선암, 유방암, 전립선암 다음으로 높다.

콩팥암의 수술적 치료는 크게 전(全)절제술과 부분절제술 두 가지로 나뉜다. 먼저 전절제술은 암 덩어리를 포함한 한쪽 콩팥을 완전히 잘라내는 수술이다. 수술 후 일시적으로 반대편 콩팥 기능이 향상되며 제거된 콩팥 기능을 보완한다. 1990년대까지는 전절제술만이 유일한 콩팥암 치료법이었다.

다만 시간이 지나면 남은 반대쪽 콩팥 기능이 과부하가 걸려 점차 감소하게 된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콩팥 기능이 떨어지면서 기대 수명도 줄어든다는 점이다. 실제 콩팥 기능이 감소된 환자에서 2차암이나 대사증후군, 혈관 질환 등 잔여 수명과 관련 깊은 중증 질환 발생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진다.

김정준 교수는 “통상 전 절제를 시행한 환자의 20% 정도가 추후 투석 등의 신 대체 요법을 받게 되는데, 만약 운이 좋아 투석하지 않는다 해도 콩팥 기능이 떨어진 환자가 암이 재발하거나, 다른 중증 질환이 발생하면 감소된 콩팥 기능으로 인해 여러 검사나 치료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고 했다.

김 교수는 또 “남은 콩팥 기능이 줄어든 상태인 만성콩팥병 자체가 환자의 예상 수명을 줄이는데, 70~80%의 콩팥암 환자는 부분 절제로 예상 수명을 늘릴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부분절제술은 전절제술을 보완하기 위해 고안된 수술법이다. 현재 국내 콩팥암 수술의 70%가 부분절제술로 이뤄진다.

부분절제술의은 암 완치율은 전절제술과 비슷하지만 남은 콩팥 기능은 전절제술보다 좋기에 예상 생존 기간을 증가시킬 수 있다. 통상 부분절제술이 성공하면 대부분의 환자는 콩팥 기능이 5~20% 정도만 줄어들기에 말기 신부전으로 악화할 가능성이 낮아진다.

김정준 교수는 “최대한 광범위한 부분을 제거하는 것이 과거 종양학의 암 수술 원칙이었다면, 현대 종양학은 신체 기능을 보존하는 범위 내에서 수술을 시행해 삶의 양과 질을 모두 생각하는 흐름으로 가고 있다”고 했다.

콩팥암을 예방하려면 생활 습관 개선이 중요하다. 금연, 당뇨병 등 만성질환 관리, 식단 관리와 체중 조절 등을 해야 한다. 암 진단이 늦어지면 사망 위험성이 높아지기에 복부 초음파검사를 정기적으로 받는 게 좋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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