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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분향소, 내일 서울광장 떠난다…"이제 진상규명 하러 갑니다”

입력
2024.06.15 15:49
수정
2024.06.1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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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소유 을지로 빌딩으로 이전
오세훈 서울시장, 유족들 만나 위로
"사고 되풀이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서울광장 이태원참사 희생자 분향소 옆 추모의 벽에 붙은 시민들의 메시지들. 추모의벽도 분향소와 함께 16일 이전될 예정이다. 서현정 기자

서울광장 이태원참사 희생자 분향소 옆 추모의 벽에 붙은 시민들의 메시지들. 추모의벽도 분향소와 함께 16일 이전될 예정이다. 서현정 기자


"너무 오래 걸렸네요. 특별법도, 기억 공간을 만드는 것도. 이태원 참사 유족들에게 분향소는 참 소중한 공간이었습니다."

이정민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

서울광장의 이태원 참사 합동 분향소가 1년 4개월 만에 을지로입구역 인근으로 자리를 옮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분향소 이전을 하루 앞둔 15일 유족들을 만나 위로했다.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시민대책회의는 이날 오후 서울광장 분향소 이전 행사인 '10·20 서울광장 분향소 500일 "다시, 시작"'을 열었다. 유족들은 서울시와 협의 끝에 서울광장에 설치된 합동 분향소를 16일 이전하기로 합의했다. 새로운 분향소는 서울 중구 부림빌딩 1층에 마련돼 올해 11월 2일까지 '기억·소통의 공간'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부림빌딩은 서울시 소유 건물로 지하철 2호선 을지로입구역 인근에 있다.


"서울광장 분향소, 치유와 연대의 공간"

유족들은 분향소가 국민들의 소통과 연대의 장으로 큰 역할을 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고 이지현씨 엄마 정미라(47)씨는 "이곳에서 아이들이 지켜보고 있다는 생각에 1년 반 동안 정부를 향해 목소리를 냈다"며 "아이들이 있어 힘겨운 투쟁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정민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유족이 모여 함께 치유하고 연대했던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오 시장은 유족들을 만나 "다시 한번 깊은 위로와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앞으로는 안정적인 공간에서 희생자 추모와 유가족 간 소통을 이어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안전한 서울시를 만드는 것이 진정한 추모이자 가장 깊은 위로라는 생각으로 가슴 아픈 사고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일부 유족들은 오 시장에게 "우린 날마다 피눈물을 흘렸는데, 유가족들을 위해서 일찍 좀 왔어야 했다"며 오열했고 "왜 이제야 왔냐"며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희생자 영정사진 대신 일반 사진 건다

서울광장 분향소 이전을 하루 앞둔 15일 유족들이 분향소 앞에 모여있다. 서현정 기자

서울광장 분향소 이전을 하루 앞둔 15일 유족들이 분향소 앞에 모여있다. 서현정 기자

유족들은 지난해 2월 4일 참사 발생 100일을 하루 앞두고 열린 시민추모대회에 참가해 시민들과 함께 서울광장에 분향소를 설치했다. 이곳엔 159명 희생자들의 영정사진과 함께 '이태원참사 특별법'이 통과돼야 하는 이유를 설명한 팻말이 걸려있었다. 이 위원장은 "이 공간은 특별법 통과를 위한 투쟁 거점이었다"며 "이젠 진상규명을 향한 새로운 출발을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새롭게 설치되는 분향소는 16일 오후 개소식 이후 매일 오전 10시부터 저녁 7시까지 운영될 예정이다. 새롭게 조성될 기억공간에는 희생자들의 영정사진 대신 생전에 찍은 일반 사진이 걸린다. 분향과 애도의 시간을 끝내고 이제는 진상규명에 힘을 쏟는다는 의미다. 이 위원장은 "시민들이 볼 수 있도록 이태원 참사 이후 (정부 대처와 사고 수습 등이) 어떻게 진행됐는지 타임라인을 벽면에 만들었다"면서 "앞으로 진상 규명을 위해 유족들이 가진 기억과 의혹들을 이 공간에서 쏟아낼 것"라고 말했다.



서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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