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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사망 원인 2위' 심혈관 질환 예방하려면 ‘나쁜’ LDL 콜레스테롤 조절하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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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근경색·협심증 등 심혈관 질환 사망률은 늘고 있다.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진료비도 해마다 8.8% 증가하면서 환자의 경제적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국내 사망 원인 2위'인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려면 선행 만성질환인 이상지질혈증을 먼저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이상지질혈증은 혈액 지질이나 지방 성분이 과다하게 높은 상태인데, 40대 이상 중년 2명 중 1명이 환자일 정도로 관리가 잘 되지 않고 있다.
이상지질혈증으로 인한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을 낮추려면 ‘나쁜’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관리해야 한다. LDL 콜레스테롤이 혈관에 침투해 혈관 벽에 쌓이게 되면 혈류 장애를 일으켜 각종 질환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LDL 콜레스테롤은 돌연사를 부를 수 있는 심근경색 발생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친다.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39㎎/dL 낮추면 심혈관 사건이 발생할 위험은 23%,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은 20% 줄일 수 있다.
따라서 스텐트 시술을 받았거나 심혈관 질환이 있는 초고위험군 환자는 질환 재발 예방을 위해 LDL 콜레스테롤을 적극적으로 낮춰야 한다.
임영효 한양대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심혈관 질환 초고위험군의 경우 LDL 콜레스테롤을 70㎎/dL 이하로 유지해야 하고, 최근 해외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55㎎/dL이하로까지 유지할 것이 권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상지질혈증에는 ‘스타틴’과 ‘에제티미브’ 제제가 주로 쓰인다. 하지만 이들 약으로는 초고위험군의 LDL 콜레스테롤 조절이 쉽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에 따르면 스타틴 및 에제티미브로 치료한 심혈관 질환 초고위험군 환자 10명 중 약 1명(13%)만이 LDL 콜레스테롤 목표 수치에 도달했다.
LDL 콜레스테롤 조절에 실패하면 ‘PCSK9 억제제’를 추가로 병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PCSK9 억제제는 LDL 콜레스테롤 분해를 돕는 수용체 양을 높여 LDL 콜레스테롤 배출을 유도해 혈중 LDL 콜레스테롤 농도를 효과적으로 줄이는 약이다. 스타틴과 PCSK9 억제제를 병용하면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뜨리는 것은 물론 주요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실제 진료 현장에서는 PCSK9 억제제 처방이 녹록지 않은 게 현실이다. 박재형 고려대 안암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PCSK9 억제제가 초고위험군의 심혈관 질환 재발을 예방하는 최적의 방법이지만 현 건강보험 적용 조건에서는 초고위험군 중에서도 초고위험군만 PCSK9 억제제로 치료받을 수 있다”고 했다. 박 교수는 “진료 현장에서 건강보험 적용 조건에 명시된 모든 고위험 요인을 파악해 환자를 가려내기가 쉽지 않아 치료가 늦어지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진료 지침에서는 초고위험군을 기간에 상관없이 관상동맥 질환을 경험한 환자로 정의하고 있다. 그러나 PCSK9 억제제로 치료받으려면 최근 1년 이내 급성 관상동맥증후군을 경험하거나 심근경색·허혈성 뇌졸중(뇌경색) 과거력이 있는 등 주요 죽상동맥경화성 심혈관 질환(ASCVD)을 2개 이상 가지고 있거나, 주요 ASCVD를 1개 이상 가지고 있으면서 당뇨병·만성콩팥병·울혈성 심부전(心不全) 과거력 등의 고위험 요인을 2개 이상 가지고 있어야 건강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다. 지난 2월 주요 죽상동맥경화성 심혈관 질환 건강보험 적용 기준에 복부 대동맥류(大動脈瘤)가 추가됐지만 이를 모두 충족하기란 쉽지 않다.
또한 진료 지침에서는 초고위험군 환자에게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55mL/dL 이하로 관리할 것을 목표로 제시하고 있지만 현재 건강보험 적용 기준은 최대 내약 용량의 스타틴·에제티미브를 병용 투여했음에도 불구하고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70㎎/dL 이상이거나 기저치 대비 50% 이상 감소하지 않을 때 PCSK9 억제제 사용을 인정하고 있다.
즉, 쓸 수 있는 치료제를 다 썼지만 여전히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55mL/dL 이상 70mㅣ/dL 미만인 환자는 건강보험 적용 기준의 ‘초고위험군’ 기준을 충족해도 PCSK9 억제제에 대해 건강보험 적용을 받을 수 없어 적절한 치료를 하는 데 제한이 있다는 의미다.
박재형 교수는 “심혈관 질환자가 치명적인 재발이 생기는 걸 예방하고, 진료비 부담을 낮추기 위해 적시에 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현재의 건강보험 적용 기준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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