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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중독은 힘들어"… '차남 유죄' 바이든에게 이례적 연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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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가족의 중독을 겪어온 조 바이든 대통령의 고충에 연민을 표했다. 대권을 놓고 겨루며 험악한 분위기를 빚어 온 두 사람으로서는 이례적인 일이다.
14일(현지 시간)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차남 사건과 관련해 "알코올이든 마약이든 간에 중독은 계속되고 멈추지 않는다"며 "그것은 아버지나 형제, 자매에게 매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것은 힘든 일이다. 그런 상황에 놓인 가족은 매우 힘들다"며 "나는 그것을 매우 잘 이해한다"고 공감을 보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의 차남 헌터 바이든은 2018년 마약 중독 사실을 숨기고 총기를 구매해 '총기 불법 소지' 혐의로 지난 11일 1심 법원에서 유죄 평결을 받았다. 미국 현직 대통령 자녀가 형사 기소된 것도, 유죄 평결을 받은 것도 역사상 최초였다. 이를 두고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바이든 대통령 일가를 "범죄 바이든 일가(crime biden family)"라며 공격해 왔지만, 중독 문제에 한해선 동병상련의 심경을 드러낸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형을 알코올 중독으로 잃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형 프레드는 1981년 43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술을 마시지 않고, 대신 백악관 집무실에 '콜라 버튼'을 설치할 만큼 콜라 애호가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국 매체들은 헌터의 유죄가 바이든 대통령에게 입힐 정치적 타격은 미미하다고 봤다. 로이터통신이 지난 10~11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유권자 80%가 헌터의 유죄 평결이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에게 투표할 가능성에 아무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응답하기도 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 대통령이 재판 결과에 승복하면서 아들을 향한 인간적 면모를 부각해 오히려 동정 여론을 얻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교통사고로 첫 아내와 딸을, 병으로 장남을 잃은 아픈 가족사를 지녔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들을 사면하거나 감형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어려움에 직면하고 (중독에서) 벗어날 때 헌터가 보여준 회복력과 강인함은 우리를 고무시킨다"며 "오늘의 그가 자랑스럽다"고 강한 애정을 드러냈다.
도리어 '사법 음모론'을 펴온 트럼프 전 대통령 입장이 곤란해졌다는 분석도 나왔다. 그는 앞서 '성추문 입막음 돈' 재판에서 유죄 평결을 선고받고 '조작된 재판이며 그 배후엔 바이든 대통령이 있다'고 주장해 왔는데, 대통령의 아들이 기소되고 유죄 평결을 받으며 이런 주장이 무색해진 것이다. NYT는 "트럼프 전 대통령 측 인사들은 비밀리에 (헌터의) 무죄 평결을 바라 왔다"며 "그랬다면 '미국 사법 제도가 바이든에게 유리하고 트럼프에게 불리하게 조작됐다'는 증거가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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