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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재집권 시 정치는 초헌법적, 경제는 물가 상승 압박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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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의 재집권 시 정책 기조 윤곽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그러나 벌써부터 우려가 만만치 않다. 정치적으로는 대통령 권한을 초헌법적 수준으로 확대할 공산이 크고, 경제적으로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을 더 키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2기’ 집권 청사진 마련을 주도하는 인물은 트럼프 행정부(2017년 1월~2021년 1월) 시절 백악관 예산관리국장을 지낸 러스 보우트다. WP는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재집권 성공 시) 백악관 비서실장 물망에 오르는 보우트가 대통령 권력을 전면 확대하려는 세부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보우트는 대표적인 ‘트럼프 충성파’다. ‘공화당 2024 플랫폼’의 정책국장인 그는 차기 보수 정권의 국정 과제를 담은 ‘프로젝트 2025’ 보고서 작성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2인자였던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의 보좌관을 지냈지만, 지금은 ‘반(反)트럼프’ 진영에 선 펜스 전 부통령과 결별한 상태다. WP는 ‘프로젝트 2025’에 대해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트럼프 2기’는 첫 임기보다 더 정치적 규범을 위반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미국재건센터’를 설립해 미국 극우 진영의 이데올로그 역할을 하는 보우트의 활동을 보면 이러한 분석이 틀리지 않다. 자신의 정치 전략을 ‘급진적 입헌주의’로 표방하는 그는 “좌파가 국가 시스템을 부패시켰다”며 “보수주의자가 봉기해 연방 관료로부터 권력을 빼앗고, 대통령에게 권한을 집중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무부의 독립성을 부정하면서 연방수사국(FBI) 폐지는 물론, 연방거래위원회(FTC)나 연방통신위원회(FCC) 등에 대한 백악관의 통제 강화도 요구해 왔다. ‘임신중지(낙태) 불법화’ 목소리에도 적극 힘을 실었다.
WP는 보우트의 구상을 △집회 시 군대 동원 △법무부 통제 강화 △의회 예산 거부권 발동 확대 등 세 가지로 요약했다. 그러면서 “보우트의 부상은 트럼프 재선 시 전통적 규범을 어기더라도 충성파만 기용하겠다는 의지를 떠올리게 한다”고 비판했다. 펜스 전 부통령 비서실장이었던 마크 쇼트는 “보우트가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한다’고 여기는 것 같아 우려된다”며 “그는 정부 권한을 확대해 정치적 반대자들과 싸우는 전술을 사용한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2기’ 현실화에 대한 우려는 경제 분야도 마찬가지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경제학자 6명 인터뷰를 토대로 “트럼프가 구체적 경제 계획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그의 일부 정책은 물가 상승을 유발할 것”이라고 이날 보도했다. 예컨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언한 ‘불법 이민자 수백만 명 강제 추방’이 노동 시장에 충격을 야기해 인건비 상승을 부추기고, 결국에는 ‘생활비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는 뜻이다.
아울러 ‘관세 인상’과 ‘대규모 감세’도 인플레이션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보수 성향인 미국기업연구소(AEI)의 마이클 스트레인 국장조차 “트럼프의 무역 정책, 이민 정책이 물가 급등을 가져올 것으로 확신한다”고 단언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소 우위였던 지지율 격차는 최근 다소 좁혀지는 추세다. NYT와 시에나대가 지난 4, 5월 실시했던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율(48%)은 조 바이든 대통령(45%)보다 3%포인트 앞섰으나, 이달 3, 4일 재조사에서는 1%포인트(트럼프 47%, 바이든 46%) 차이로 줄어들었다. 지난달 30일 ‘성추문 입막음 돈 지급’ 사건 재판의 유죄 평결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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