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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박'이 제철인데… 당뇨병·만성콩팥병 환자는 조심해야 할 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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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여름 더위와 함께 수박을 찾는 사람도 크게 늘었다. 1∼2인 가구가 늘면서 앙증맞은 미니 수박과 잘라서 포장한 조각 수박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덩달아 커피 전문점에서는 수박 주스까지 많이 팔리고 있다.
수박은 90%가 수분이라 갈증 해소에도 좋고 칼로리가 100g당 31㎉ 수준에 불과해 식사 후 디저트로 좋다. 하지만 무심코 먹은 수박이 혈당을 크게 올릴 수 있기에 조심해야 할 사람이 있다. 당뇨병이나 만성콩팥병 환자다. 당뇨병 환자라면 섭취량을 정해놓고 1~2쪽씩 다양한 과일을 먹는 게 좋다.
수박에는 항산화제인 라이코펜 함량도 높아 세포를 손상하고 면역체계를 어지럽히는 활성산소를 막고 전립선암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 엽산이나 니아신을 비롯한 비타민 B 그룹도 고루 들어 있다.
시트룰린(대사 과정의 중간에 생기는 물질로 아미노산 일종) 성분은 요소를 만드는 데 영향을 미쳐 수분이 몸 밖으로 빠져나가는 걸 돕는다. 혈압을 낮추고 방광염ㆍ요도염 증상을 누그러뜨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혈당 지수(Glycemic Index·혈액 속 당분 지수)’가 72로 높은 고혈당 지수 식품이어서 혈당이 빠르게 상승하고, 배가 빨리 꺼지므로 당뇨병이나 만성콩팥병 환자는 피하는 게 좋다.
혈당 지수(GI)는 음식이 섭취ㆍ소화 과정에서 얼마나 빠른 속도로 포도당으로 전환돼 혈당 농도를 높이는지를 표시하는 수치다.
포도당을 직접 먹었을 때 흡수되는 속도(100)를 기준으로 각 음식을 먹었을 때 흡수 속도를 포도당과 비교해 수치화한 것이다. 70 이상이면 고혈당 지수(High GI), 56~69를 중혈당 지수(Medium GI), 55 이하를 저혈당 지수(Low GI)로 분류한다.
고혈당 지수 식품으로는 바케트(93) 쌀밥(92) 도넛(86) 떡(85) 감자ㆍ우동(85) 딸기잼(82) 찹쌀(80) 옥수수(75) 라면(73) 팝콘·수박(72) 등이 있다.
중혈당 지수 식품은 카스텔라(69) 보리밥ㆍ파인애플(66) 파스타(65) 호밀빵(64) 아이스크림(63) 치즈피자(60) 패스추리(59) 머핀(59) 고구마(55) 등이다.
저혈당 지수 식품은 바나나(47) 포도(43) 복숭아ㆍ멜론(41) 석류(37) 사과(36) 배(35.7) 키위(35) 서양자두(34) 귤(33) 오렌지(31) 딸기(29) 양배추(26) 땅콩(14) 토마토(30) 우유ㆍ자몽(25) 미역(16) 등이다.
김진택 노원을지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GI가 상대적으로 낮은 복숭아·자두·포도 등 저혈당 지수 식품을 섭취하면 혈당이 천천히 오르고 포만감도 오래간다”고 했다.
당뇨병 환자는 입맛이 없다고 간단한 음식으로 끼니를 때우면 안 된다. 특히 비빔국수나 냉국수, 밥에 찬물을 말아 장아찌·젓갈을 올려 먹을 때가 많은데 혈당 조절에 가장 좋지 않다.
정창희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국수 한 그릇을 먹는다면 면과 함께 콩나물이나 숙주ㆍ무순 같은 채소를 함께 먹고 비빔 양념장에 소금·설탕은 적게 넣는 게 좋다”고 했다.
당뇨병 환자는 더위로 생기는 갈증을 탄산음료·주스 등 달달한 음료로 해소하면 안 된다. 음료수로 인해 혈당 상승도 문제이지만, 소변량도 늘어 갈증이 더 심해지는 악순환이 생기기 때문이다.
갈증이 생기면 시원한 물이나 차를 마시면 된다. 하지만 장시간 운동할 때는 탈수나 저혈당을 빨리 회복할 수 있도록 당분이 적게 된 스포츠 음료를 마시면 된다.
건강한 사람은 콩팥으로 칼륨이 잘 배출되지만, 만성콩팥병 환자는 그렇지 못해 칼륨이 몸에 과도하게 쌓일 수 있다. 이는 근육 쇠약, 부정맥, 심장마비 등을 일으킬 수 있다. 만성콩팥병 2~3단계 환자는 칼륨을 먹어야 하지만 말기(5단계) 환자는 칼륨을 섭취하면 마비될 수 있기에 삼가야 한다.
김성권 서울K내과 원장(서울대 명예교수)은 “만성콩팥병 환자는 수박이나 바나나, 오렌지, 키위, 딸기 등을 섭취하지 않는 게 좋다”며 “수박 등에 함유한 풍부한 칼륨은 콩팥이 좋지 않은 환자에게 독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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