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망디 80주년에 '우크라 지원' 결집한 서방… 프 "미라주 전투기 지원"

입력
2024.06.07 14:30
수정
2024.06.07 22:24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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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국 승전 교두보' 기념 25개국 정상 집결
"약해지지 않을 것" "독재자 굴복 안돼" 선언
바이든, 3000억원 추가 지원… "늦어져 사과"

에마뉘엘 마크롱(왼쪽) 프랑스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6일 프랑스 노르망디 오마하 해변에서 만나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노르망디=AP 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왼쪽) 프랑스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6일 프랑스 노르망디 오마하 해변에서 만나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노르망디=AP 연합뉴스

서방 국가들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국을 승리로 이끈 노르망디 상륙작전 80주년을 맞아 러시아를 강도 높게 규탄했다. 프랑스와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본토를 타격할 무기도 추가 지원할 방침이다.

6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프랑스 북서부 노르망디 오마하 해변에서 열린 기념식에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등 서방 25개국 정상이 참석했다. 행사는 1944년 6월 6일 미국 영국 캐나다 등 연합국이 노르망디 해변에 기습 상륙한 사건을 기념하기 위해 열렸다.

'10년 전 참석' 푸틴 대신 젤렌스키

마크롱 대통령은 "80년 전 이곳에 상륙한 이들은 유럽을 해방하려는 열망으로 죽음에 맞섰다"며 "오늘날 우리 대륙에서 또다시 전쟁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절대 약해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의 유럽 침공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견주면서 항전 의지를 다진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도 "독재자에게 굴복하는 것은 생각할 수 없는 일"이라며 "우리가 떠나면 우크라이나는 정복당하고 유럽 전체가 위험에 빠질 것"이라고 역설했다.

행사에는 윌리엄 영국 왕세자,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등 2차대전 당시 연합국의 정상은 물론 패전국 독일의 올라프 숄츠 총리도 모습을 비췄다. 반면 연합국 소속으로 2014년 70주년 기념식에 참석했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초청장을 받지 못했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특별 초대됐다.

"미라주, 연말쯤 전장 투입"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오른쪽 두 번째)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6일 프랑스 노르망디 오마하 해변에서 에마뉘엘 마크롱(첫 번째) 프랑스 대통령과 만나 포옹하고 있다. 노르망디=로이터 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오른쪽 두 번째)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6일 프랑스 노르망디 오마하 해변에서 에마뉘엘 마크롱(첫 번째) 프랑스 대통령과 만나 포옹하고 있다. 노르망디=로이터 연합뉴스

이날 서방 국가들은 우크라이나를 위한 추가 무기 지원 보따리도 풀었다. 특히 프랑스는 그간 지원을 꺼려 왔던 전투기 '미라주 2000-5'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미라주 2000-5는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 본토까지 정밀 타격이 가능한 프랑스 전투기다. 우크라이나 방공 능력을 강화할 수 있지만, 프랑스는 그간 '전쟁에 개입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며 지원을 꺼려왔다. 그러나 최근 전황 악화로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본토 타격을 허용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자 제약을 해제한 것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프랑스2, TF1 방송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영토 내) 목표물을 공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조치"라며 "민간인을 타격하는 것은 금지한다"고 강조했다. 프랑스는 올해 여름부터 자국 내에서 우크라이나 조종사들을 훈련시킨 후 연말쯤 전투기를 양도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지원 대수는 밝히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 역시 2억2,500만 달러(약 3,089억 원) 규모 군사 원조 패키지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공식 석상에서 최초로 미국의 군사 지원이 늦어진 데 대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사과하면서다. 이번 군사 원조에는 다연장 로켓 시스템 '하이마스' 탄약 등 러시아 본토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는 군수품 등이 전달될 계획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지난달부터 우크라이나는 하이마스를 활용해 국경 바깥에서 자국 주요 도시를 타격하는 러시아 포대 등을 무력화시키고 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방송된 미국 ABC방송 인터뷰에서 "우리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200마일(약 321㎞) 너머까지 타격하는 것이나, 모스크바나 크렘린궁을 타격하는 것은 허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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