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시추 성공 20%라는데... 대통령이 직접 발표하는 게 맞나"

입력
2024.06.04 14:30
수정
2024.06.04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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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민 "지지율 바닥, 정치적으로 활용해"
천하람 "대통령 브리핑하면 안 팔 수 있나"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막대한 석유와 가스 매장 가능성이 있다는 브리핑을 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막대한 석유와 가스 매장 가능성이 있다는 브리핑을 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경북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막대한 양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전날 발표를 두고 4일 야당은 "지지율 반전을 위한 섣부른 선택"이라고 비판을 쏟아냈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이날 KBS라디오 '전격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지나치게 섣부른 발표"라며 "대통령께서 직접 나서서 발표할 정도의 상황은 아니지 않느냐는 전문가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매장의 가능성만 가지고 대통령이 발표를 너무 빠르게 했다"며 "그것이 주식시장에 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실제 시추를 했지만 아무것도 나오지 않거나 아니면 가스 정도만 나오거나 할 경우 생각보다 경제성이 좋지 않기 때문에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며 "면밀한 조사 이후에 정부가 더 확실하게 발표했어야 되는 것 아니냐라는 걱정이 있다"고 했다.

김 수석부대표는 "대통령이 많이 급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대통령 지지율이 21%까지 바닥을 친 상태에서 이를 반전하기 위해 메시지를 낸 것 아닐까 하는 측면에선 이해도 되지만, 정치적으로 활용한 것 아니냐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짚었다.

한국석유공사 시추선 두성호. 한국일보 자료사진

한국석유공사 시추선 두성호. 한국일보 자료사진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도 같은 날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석유 매장이 확인된 것도 아니고 시추공 하나를 뚫었을 때 성공 가능성이 20%라는데, 이 정도로 대통령이 브리핑을 직접 하는 게 맞느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게 바로 레임덕의 증거"라며 "어떻게든 한번 지지율 올려보려고 안간힘 쓰는 것 같은데 이상하다"고도 했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도 윤 대통령이 직접 브리핑을 한 데 대해 "석유공사 사장이 아니고 대통령이 브리핑을 하면 안 팔 수 있겠느냐"고 꼬집었다.

천 원내대표는 전날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물론 정말 좋은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다. 그런데 대통령께서 생색이 나고 인기가 좋을 것 같은 부분만 나서서 발표하시는 게 저도 좀 아쉽다"라며 "12사단 훈련병 문제나 채 상병 특검 문제, 우리 장병들이 안타깝게 희생된 부분에 대해서도 먼저 앞서서 나와 브리핑하고 책임 있는 자세를 취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한 번 팔 때마다 어마어마한 1,000억 원 이상의 비용이 든다는데 시추공 나올 때까지 파야 된다"면서 "밑에 있는 공무원들의 과잉 충성이 좀 걱정되고, 과잉 충성이 일어나면 결국 불필요한 예산 낭비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굳이 대통령께서 직접 하셨어야 됐나"라고 물었다.

윤 대통령은 3일 국정 브리핑에서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막대한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물리탐사 결과가 나왔다"며 "유수 연구기관과 전문가들의 검증도 거쳤다"고 밝혔다. 매장량에 대해선 "90년대 동해 가스전의 300배가 넘는 규모이고, 우리나라 전체가 천연가스는 최대 29년, 석유는 4년 넘게 쓸 수 있는 양이라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장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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