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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팔-깃발에 이은 '불꽃 신호탄' 조난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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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세기 이전 연안을 항해하던 선원들은 주로 자신의 목청과 나팔, 몸짓으로 자신이 처한 위급 상황을 알렸다. 당연히 감각적 물리적 한계가 있었다. 대항해시대가 시작되면서 먼바다에 나선 범선들은 외국 선박들과 구별되기 위해 깃발을 게양했다. 평화의 상징이자 전투에서 항복을 의미하는 백기는 고대 중국 한나라 시대부터 사용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대양 선박들은 조난 신호로도 백기를 썼다. 다만 해적들이 백기 신호로 상선을 유인해 약탈하는 수법을 쓰면서 혼선과 피해를 낳기도 했다.
소리와 깃발을 대체한 것은 불꽃 신호탄이었다. 미국 발명가 겸 여성 기업인 마사 제인 코스턴(Martha Jane Coston, 1826~1904)이 만든 ‘코스턴 신호탄(Coston Flare)’이 그 원조다.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서 태어난 그는 사업가 남편이 숨진 뒤 생활고에 시달리던 중 남편의 연구 노트에서 착안해 불꽃 신호탄을 개발했다. 사업을 하기 전 해군과학연구소에서 함선 간 메시지 시각 신호체계를 연구했던 남편은 야간 등불과 조명탄 연구를 매듭짓지 못한 채 숨졌다.
코스턴은 1858년 대서양 횡단 전신케이블 완공을 기념하는 뉴욕 불꽃놀이를 본 뒤 화공학자들을 채용해 빨간색과 흰색, 파란색 불꽃을 활용한 일련의 신호체계를 개발, 이듬해 ‘야간 불꽃 신호 및 코드 시스템’으로 미국 특허를 땄고 영국과 프랑스, 네덜란드 등 유럽 특허를 잇달아 획득했다. 그는 신호체계를 꾸준히 개선해 특허를 갱신하며, 수많은 해상 재난상황 대처에 큰 도움을 주었다. 남북전쟁 전시에는 미 해군에 조명탄을 원가 이하로 공급해 북부 연방군의 남부 해상 봉쇄 및 해안 요새 작전 등에서 요긴하게 쓰이게 했다. 코스턴은 2006년 미국 발명가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그 뒤를 이은 게 20세기의 모스부호 무선통신이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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