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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중 "날 먹잇감으로 던졌다"… 경찰 "인권침해? 동의 못해"

입력
2024.06.03 13:14
수정
2024.06.03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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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추산한 위드마크 수치 중엔
0.08% 이상 면허취소 수준도 나와

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는 가수 김호중이 지난달 31일 오전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를 위해 호송차에 탑승해 있다. 연합뉴스

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는 가수 김호중이 지난달 31일 오전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를 위해 호송차에 탑승해 있다. 연합뉴스

경찰이 '음주 뺑소니' 혐의 가수 김호중(33)을 수사하며 추산한 여러 위드마크(혈중알코올농도를 추산하는 계산법) 수치 중 음주취소 수준의 값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김호중이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나가며 기자들 앞에 선 것을 "인권침해"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 경찰은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은 3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위드마크 공식이라는 게 사후적으로 몇가지 변수를 넣어 계산하는 값이라 데이터가 여러 개 나올 수 있다"며 "술자리에 함께 있던 사람들의 진술 등이 조금씩 차이가 있어 위드마크 수치가 복수로 계산됐다"고 밝혔다. 이어 "검찰 송치 때 적용한 수치(혈중알코올농도 0.03%)와는 별개로 면허 취소 수준(0.08%)에 해당하는 것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지난달 31일 김호중을 송치하면서 음주운전 혐의를 추가 적용했다. 술자리 동석자, 술집 종업원의 진술을 토대로 음주량을 특정하고, 김호중의 체중 등을 기반으로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해 그가 사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 0.03%를 넘겼다고 결론냈다. 현행법상 혈중알코올농도 0.03%는 면허 정지 수준으로, '음주운전' 혐의가 적용되려면 이 수치가 충족돼야 한다.

경찰이 보수적으로 수치를 적용한 이유는 법원이 위드마크 적용에 까다롭기 때문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음주대사체 분석을 통해 '사고 전 이미 음주가 있었을 것으로 판단된다'는 소견을 받긴 했으나, 범행이 인정되려면 △운전 당시 혈중알코올농도가 음주운전 기준 수치를 넘어섰는지(도로교통법) △운전 당시 음주로 인해 정상적 운전이 곤란한 상태였는지(특정범죄가중처벌법) 등 입증돼야 할 사안들이 많다.

게다가 김호중은 사고 후에도 편의점에서 맥주를 사 마시는 등 '술타기' 수법까지 쓴 것으로 알려졌다. 조 청장은 "대법원 판례가 보수적으로 받아들이는 입장이어서 최종적으로 유죄 판결을 염두에 두고 보수적 수치를 기반으로 송치할 수 밖에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술자리 동석자로 지목된 유명인 중 김호중 차에 함께 탄 것으로 알려진 가수 길(본명 길성준)에 대해선 입건하지 않았다. 조 청장은 "음주운전 방조 혐의를 적용하려면 운전자를 운전하도록 적극 도와줘야 하는 행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 정도 행위는 없었다고 봤다"고 말했다.

김호중이 "경찰에서 인권침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것을 두고, 경찰 관계자는 "전혀 동의할 수 없으며 대부분 사건 관계자가 정문으로 들어와 정문으로 나간다"고 반박했다. 앞서 김호중은 서울 강남경찰서 조사가 끝나자 정문이 아닌 곳으로 비공개 귀가를 할 수 있도록 경찰에 요청했지만, 경찰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귀가 중 기자들의 취재 대상이 된 것을 두고, 김호중은 "경찰이 날 (언론에) 먹잇감으로 던진 것 같았다"는 심정을 밝히며 국가인권위원회 제소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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