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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생 복귀 대화 물꼬 못 트는 정부... "학생 개개인 설득할 것"

입력
2024.06.03 15:30
수정
2024.06.03 16:12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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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단체, 총장 상대 민사 예고엔
"증원 과정에 불법행위 없었다"
총장들 4일 의대생 복귀 방안 논의

지난달 31일 서울 한 의과대학 강의실이 비어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31일 서울 한 의과대학 강의실이 비어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말 대학별 모집요강 발표로 내년 의대 신입생을 확대 모집하기 위한 절차가 마무리됐지만,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의대생의 집단 수업 거부는 계속되고 있다. 학생 복귀를 이끌어낼 유인책이 마땅치 않은 가운데 정부의 대화 제안도 무위로 돌아가면서, 의대생 집단유급 사태가 임박했다는 위기감이 대학가에 번지고 있다.

3일 교육부는 지난달 하순 권역별로 총 5개 의대 학생회에 대화 제안 공문을 보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구연희 대변인은 "학생 단체가 거절했거나 회신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지난달 31일까지 실국장들을 여러 의대에 보내 의대생들이 수업에 복귀하도록 설득해줄 것을 촉구했다. 특히 올해 예과 1학년이 유급되면 내년 증원된 신입생까지 더해 7,500여 명이 6년 의대 수업은 물론이고 인턴과 레지던트 기간까지 10년가량 열악한 환경에서 학습 및 수련을 하게 될 거라는 점을 학생들에게 와닿게 안내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의대생 복귀 움직임은 아직 파악되지 않는다고 교육부는 시인했다. 구 대변인은 "대학과 협력해 꾸준히 학생 개개인을 꼼꼼하게 상담하고 설득하는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며 "(의대생과의) 대화 창구는 언제나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의대생 수업 거부가 장기화하자 최근 일부 대학 총장과 의대 학장들이 휴학 승인 필요성을 잇따라 언급하고 있다. 제적 위험이 따르는 유급을 막고 이미 납부한 등록금을 일부라도 보전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는 논리다. 정부가 제안한 학년제 전환에도 대학들은 회의적이다. 최소 30주인 수업일수를 1, 2학기 15주씩 나눠 듣는 현행 학기제 대신 내년 2월 말까지 30주치 수업을 몰아서 듣기만 하면 진급을 인정하는 게 학년제인데, 이 경우 형식상 8월에 수업이 재개되더라도 유급을 막을 수 있지만 의대생들이 그처럼 무리한 일정에 응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그러나 "동맹휴학 승인은 정책적으로 허용하지 않는 게 아니라 법령상 안 된다"며 휴학 승인 불가 입장을 재확인했다.

교육부는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가 의대를 증원한 대학 총장을 상대로 학생의 수업권·학습권 침해 등을 이유로 민사소송을 예고한 것에 "총장이 불법 행위를 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구 대변인은 "의료인 양성 대학별 정원은 교육부 장관이 정하고 총장이 후속조치를 수행하는 것"이라며 "의대 증원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한 서울고법도 공공복리 증진이 더 중요하다는 이유로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학습권 침해 주장에 대해서도 "학교 측이 응당 제공해야 할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이런 가운데 대학 총장들은 4일 화상회의를 열어 의대생 복귀 설득 방안과 유급·휴학 관련 대책 등을 논의한다. 회의에는 의대 증원분을 배정받은 32개 대학 가운데 20여 곳이 참석할 예정이다. 회의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홍원화 경북대 총장은 "앞서 내년 의대 신입생 증원 인원을 50%로 줄인 데 이어 대학들이 상황을 해결하려 자정 노력을 하는 것"이라며 "그간 의대 운영 40개 대학의 협의체가 없었던 터라 이번에 연장자인 이길여 가천대 총장을 회장으로 추대하고 협의체를 구성할 계획"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손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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