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중 '음주운전'에 '범인도피교사'까지 추가...31일 검찰로

위드마크 통해 음주운전 혐의 적용
범인도피'방조'→범인도피'교사'로
조직적 사건 은폐에 가담했다 판단

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이 24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경찰이 가수 김호중(33)이 술을 마신 상태로 운전을 해 사고를 낸 것으로 결론 내리고 김씨에게 음주운전 혐의를 추가 적용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도주치상,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사고후 미조치, 범인도피교사 등 혐의로 김씨를 31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

그간 경찰은 김씨에게 음주운전 혐의를 적용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해왔다. 경찰은 술자리 동석자, 술집 종업원 등의 진술을 토대로 음주량을 특정하고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해, 그가 사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 0.03%를 넘겼다고 추정했다. 위드마크는 음주운전 직후 혈중알코올농도를 측정하지 못했을 때 체중이나 음주량 등을 기반으로 농도를 추정하는 공식이다.

경찰은 김씨가 사건 은폐에도 직접 가담했다고 봤다. 매니저가 허위 자수하도록 종용했다는 것이다. 경찰은 김씨 매니저의 휴대폰을 압수해 분석하는 과정에서 김씨가 매니저에게 "술 마시고 사고를 냈다" "대신 자수해 달라"고 한 내용의 녹취록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경찰은 기존에 적용했던 범인도피방조 혐의를 보다 형량이 무거운 범인도피교사 혐의로 변경했다.

경찰은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 이광득 대표에게는 사고 은폐를 위해 매니저에게 대리 자수를 지시한 혐의(범인도피교사)를, 본부장 전모씨에게는 김씨의 사고 차량의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폐기한 혐의(범인도피교사·증거인멸) 등을 적용해 검찰에 넘길 예정이다. 대리 자수한 매니저 장모씨는 술을 마신 상태에서 사고 차량을 회사까지 끌고한 혐의(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와 범인도피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다.

김씨는 9일 오후 11시 40분쯤 강남구 압구정동에서 반대 차선의 택시를 치고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당시 김씨는 청담동 유흥주점을 방문한 뒤 대리기사를 불러 집으로 이동했으나 50분 뒤 직접 차량을 끌고 나와 다른 술집으로 이동하던 중 사고를 냈다. 음주운전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던 김씨는 사과문을 내고 음주운전 사실을 인정했지만, 24일 법원은 그에게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서현 기자 her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