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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본토 타격 허용 신호? 미국 국무 "필요에 따라 조정해왔다"

입력
2024.05.30 08:00
수정
2024.05.30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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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거리 미사일 본토 타격 허용 요구에
"우크라 방어에 효과적 수단 고민 중"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29일 우크라이나 인접국인 몰도바 수도 키시너우에서 마이아 산두 대통령과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키시너우=AFP 연합뉴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29일 우크라이나 인접국인 몰도바 수도 키시너우에서 마이아 산두 대통령과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키시너우=AFP 연합뉴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우크라이나가 서방에서 지원받은 장거리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를 타격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는 요구에 대해 수용 가능성을 열어놓는 답변을 내놨다.

29일(현지 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이날 몰도바 키시너우에서 마이아 산두 몰도바 대통령과 연 공동기자회견에서 미국이 전황에 따라 입장을 "적응하고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발언은 미국이 '러시아 본토 타격론'을 받아들일 수도 있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영국 프랑스 미국 등 서방은 지난 2022년 2월 러시아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미사일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미국이 지난 2월부터 지원을 승인한 에이태큼스(ATACMS)는 사거리가 300㎞에 달해 러시아 서부가 사정권 안에 들어오지만, 확전을 우려하는 서방은 본토 타격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가 계속 수세에 몰리면서 최근 유럽에서 이 제약을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비등하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외무장관,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 등 주요 인사들이 이달 들어 일제히 이 같은 목소리를 쏟아내면서다. 이에 미국마저 이날 '정책 변화가 가능하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다.

블링컨 장관은 미국이 "조건과 전장 상황, 러시아가 침략을 추구하는 방식이 바뀔 때마다 (입장을) 적응하고 조정해왔다"면서 "모든 단계에서 필요에 따라 적응하고 조정해왔고, 앞으로도 정확히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항상 경청하고 배우고 있으며, 우크라이나가 효과적으로 방어하는 데 무엇이 필요한지 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AFP는 "러시아 본토 타격 금지 조건을 없앤 것은 아니지만, 요구를 받아들일 수 있다고 암시한 것"이라고 짚었다.

"미국 지원 무기, 실질적 효과 내기 시작"

한편 이날 블링컨 장관은 미국이 지원하는 무기가 전장에서 실질적인 효과를 내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달 들어 러시아가 공세를 강화한 우크라이나 제2의 도시 하르키우에서 성공적으로 방어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블링컨 장관은 "전선이 안정되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목표 달성이 실패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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